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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등 뒤에서 강우빈의 목소리가 닿자, 심은지는 발걸음이 또 한 번 멈췄다. 곧이어 다가오는 발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강우빈이 뒤에서 심은지를 껴안았다. 턱을 살짝 정수리에 얹고 머릿결을 스치며 낮게 말했다. “은지야, 집으로 돌아가자. 은우가 잘못한 건 내가 고치게 할게. 나도... 잘못한 걸 다 고칠게.” 심은지는 강우빈의 품에 안긴 채, 얼굴에는 아무 표정도 없었다. 안쪽에서는 강은우의 귀여운 웃음과 최미숙, 심종훈의 호탕한 웃음이 뒤섞여 흘러나왔다. 손주와 함께 놀아주는 화기애애한 소리였다. 강우빈은 심은지의 귓가를 간질이며 속삭였다. “은지야, 은우를 위해서라도, 뱃속 아기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아이들한테 온전한 집을 만들어 줘야 해. 안 그래?” 그 말을 듣자 어디선가 심은지의 이성이 딱 하고 끊겼다. 심은지는 무표정으로 강우빈의 팔을 하나하나 떼어 냈다. “법원 서류를... 아직 못 받은 건 아니겠지?” 심은지는 힐끗 눈길만 한 번 주고, 더 머뭇거림 없이 집 안으로 발을 옮겼다. 그러자 강우빈은 제자리에서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도 그는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강우빈도 한 그릇의 죽으로 모든 게 풀릴 거라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엄마!” 거실에서 놀던 강은우가 제일 먼저 달려 나왔다. 두 노인을 뒤로하고 심은지에게 쏜살같이 왔다. “엄마, 아빠가 끓인 죽 드셨어요?” 강은우의 눈이 반짝였다. “아빠가 저한테는 한 숟가락만 주고, 나머지는 전부 엄마께 주는 것이라 하며 안 줬어요.” 하지만 심은지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강은우가 잠깐 머뭇거리다 다시 말을 이었다. “엄마, 아빠 손이 칼에 베인 데가 많아요. 피도 많이 났고요...” 강은우는 강우빈이 손을 씻으면서 피를 닦아내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하지만 심은지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신 뒤따라온 최미숙, 심종훈을 향해 고개만 끄덕였다. “엄마, 올라가서 옷 좀 갈아입고 내려올게.” 심은지는 말을 마치고 곧장 2층으로 향했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가장 먼저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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