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화
수업 시작종이 울리기 전까지 강은우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었다. 임신한 엄마가 좋아하는 건 제각각이었다. 신 것, 단 것, 매운 간식... 맛있기만 하면 다 잘 드신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종이 치고도 강은우의 머릿속에서는 아까 그 얘기들이 떠나지 않았다. 쉬는 시간마다 하나씩 찾아가 물었고, 공책에 꼼꼼히 적었다. 모르는 글자는 그림으로 대신 표시했다.
아빠는 당분간 엄마를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만, 맛있는 걸 전해 드리는 건 결코 방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 순진한 마음을 품은 채 하교 시간까지 버틴 강은우는, 차가 오자마자 기사 아저씨를 과일 가게로 데려갔다.
“사장님, 제일 단 과일 한 봉지랑 제일 신 과일 한 봉지 주세요.”
가게 주인이 웃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종류가 워낙 많은데, 어떤 걸로 줄까?”
“제일 단 거요.”
잠깐 고민하더니 말을 보탰다.
“그리고 제일 신 거요.”
주인은 따라온 기사를 힐끔 보더니 추천했다.
“가장 달콤한 건 바나나가 으뜸이고, 신맛은... 이 파인애플이 꽤 시지.”
강은우는 그 말만 믿고 겉이 예쁜 바나나 몇 개를 골랐고 파인애플은 껍질을 벗겨 썰어서는 통에 담았다.
“외갓집으로 가 주세요.”
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심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다.
“할머니, 엄마 드리려고 과일 사 왔어요. 바나나가 제일 달고, 파인애플이 제일 시대요.”
강은우는 작은 어른처럼 또박또박 말하면서 과일을 담은 봉지를 식탁에 올리며 당부했다.
“할머니, 꼭 엄마 드시게 해 주세요.”
최미숙은 손주가 사랑스러워 웃음이 절로 났다.
“아이고, 우리 은우가 직접 산 과일이네. 그럼 할머니가 바로 씻어서 네가 엄마한테 직접 올려 드려.”
“아니에요.”
강은우는 고개를 저었다.
“엄마를 좀 쉬시게 해줘요. 저는 안 올라갈래요.”
그러고는 말을 덧붙였다.
“할머니, 고개 숙여 주세요.”
최미숙이 머리를 살짝 숙이자, 강은우가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 또 올게요.”
강은우가 너무 귀여워서 최미숙은 붙잡고 싶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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