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화
임 비서가 블루베리 한 통을 심은지의 앞에 내려놓았다.
“대표님, 이건 아드님께서 산 블루베리랍니다. 강 대표님께서 꼭 전해 달라고 하셨어요.”
심종훈의 최측근인 임 비서는 심은지의 결혼과 출산까지 모두 알고 있었다.
“수고했어요. 임 비서님은 가 보세요.”
심은지가 억지로 미소를 그렸다.
“별말씀을요.”
임 비서는 보온병까지 내려놓고 나갔다.
심은지의 시선이 블루베리에 멈췄다. 어젯밤 먹었던 바나나와 파인애플이 떠올랐다.
단 건 유난히 달고, 신 건 또 유난히 셌다. 그런데 그 극단적인 맛이 딱 입덧을 눌러 주었고 입안의 텁텁함을 씻어 줬다.
심은지는 일어나 통유리창 쪽으로 걸어가 아래를 내려다봤다.
건물 앞 길가에 서 있는 차가 눈에 들어왔다. 음식이 무사히 전달됐다고 판단했는지, 차는 방향을 틀어 도로로 합류했고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다.
몇 분쯤 서 있다가 심은지는 보온병을 열었다.
첫 칸에는 셀러리 소고기 볶음이 있었다. 심은지는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불 조절을 잘못하면 금세 질겨지는 메뉴라 손맛이 필요한 요리였다.
두 번째 층을 열자 생선찜이 나왔다. 머리와 꼬리를 떼고, 배와 몸통만 곱게 얹어 쪄냈다.
위에는 파채와 생강이 얹혀 있고, 뜨거운 기름을 한 번 둘렀는지 향이 진하게 올라왔다.
다만 생강채 굵기가 들쭉날쭉했으니 전문가의 칼질은 아니었다.
세 번째는 해삼요리였다. 금빛 국물에 해삼 두 토막이 도드라져 심은지의 식욕을 당겼다.
‘설마... 강우빈이 한 건 아니겠지.’
그 순간, 심은지의 가슴이 움찔했고 머릿속에 한 사람의 그림자가 번쩍 스쳤다.
‘한서연?’
혹시라도 한서연의 손을 거친 음식이라면 당장 내던지고 싶을 만큼 속이 뒤집혔다.
호흡이 가빠지려는 찰나 휴대폰이 연달아 울렸다.
그제야 막 치밀어 오르던 답답함에서 벗어나며 생각에 잠겼다.
‘내 마음이 정말 이상해졌구나.’
[사모님, 언제 돌아오세요?]
[요즘은 세 끼를 다 대표님이 직접 하셔서, 제가 할 일이 없어요.]
[...]
주혜린의 메시지였다. 이어서 사진도 몇 장 도착했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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