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화
심은지가 이마를 짚으며 나직이 물었다.
“강우빈, 너 정말 이대로 안 가고 버틸 작정이야?”
진작 알았더라면 아까 아는 척하지 않았을 것을 이게 다 무슨 헛수고인지.
강우빈은 선뜻 대답하지 않고 그저 나지막이 한마디 던졌다.
“걱정돼서.”
원래는 심은지 앞에 나서지 않을 생각이었으나 심은지 스스로가 눈치챈 마당에 더는 애써 숨길 이유도 없었다.
심은지는 깊은숨을 들이마신 후 손을 들어 문 쪽을 가리켰다.
“나가. 나 이제 자야겠어.”
강우빈이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다.
“그렇지만...”
“만약 무슨 일 생기면 사람 부를 거야.”
심은지가 냉랭하게 잘라 말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듣는 사람의 몫이었다.
강우빈은 그 정도만으로도 이미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문 앞에 있을게. 혹시라도 불편한 곳 있으면 침대를 한 번 두드리기만 해. 내가 들을 수 있거든.”
심은지는 고개를 돌려 강우빈을 외면했다.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심은지는 비로소 돌아앉아 굳게 닫힌 방문을 텅 빈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강우빈은 정말 밤새도록 복도에 서 있으려는 걸까. 요즘 날씨는 그리 춥지 않으니 감기에 걸리진 않겠지.’
사실 강우빈이 감기에 걸리든 말든 그게 심은지와 상관없는 일이었다.
심은지는 짜증스러운 마음으로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당겼고 잠을 청하려 무던히 애썼는데 놀랍게도 심은지는 정말 곧바로 잠이 들었다.
그렇게 하룻밤을 편안히 자고 맞은 다음 날 아침, 심은지는 최미숙이 가져온 죽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첫맛부터 강우빈이 끓인 것임을 알아차렸으나 심은지는 애써 모르는 척했다.
강우빈은 옆에서 심은지가 먹을 과일을 깎아주고 있었고 죽을 다 비우자마자 재빨리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둔 과육 한 조각을 심은지에게 내밀었다.
심은지는 별말 없이 그것을 받아먹었다.
최미숙은 이 모든 장면을 조용히 지켜보며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잠시 후, 심종훈이 강은우와 함께 병실에 도착했다.
어린 강은우는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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