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4화
심은지는 박우빈이 능숙하게 쓰레기를 버리는 동작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만 보았다.
둘이 함께했던 지난 10년 동안의 강우빈은 손수 쓰레기봉투를 버리는 것은 고사하고, 쓰레기봉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생각해 보면 심은지는 그저 스스로 고생을 사서 했고 강우빈을 그렇게 버릇없이 만들어 놓고도 뭐가 잘못되었는지조차 몰랐던 셈이다.
“똑똑.”
박우빈이 병실을 나간 뒤 심은지는 휴대폰을 들어 밀린 메시지들을 서둘러 확인하고 답장했다.
하나씩 답을 다 하고 기지개를 켜며 잠깐 눈을 붙일까 하던 찰나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병실에 울렸다.
“들어오세요.”
다음 순간, 이준혁이 서류 가방을 들고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은지야, 몸은 좀 괜찮아?”
“훨씬 나아졌어. 이 변호사님께서 이제야 바쁜 일이 끝나서 나한테 올 생각이 나셨나 봐?”
심은지는 들어온 사람이 이준혁인 것을 보고 농담처럼 물었다.
“응, 바쁜 일 마무리하자마자 좋은 소식 전해주려고 왔지.”
이준혁은 옆에 의자를 끌어다 앉더니 서류 가방을 열어 심은지에게 서류 한 뭉치를 내밀었다.
“이게 뭐야?”
심은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혼 판결문이야. 은지야, 축하해. 드디어 싱글로 돌아왔구나.”
“우리가 이겼다고? 이렇게 빨리?”
심은지는 이번에는 정말로 깜짝 놀라 서류를 급히 펼쳐보며 물었다.
“대체 어떤 대단한 분을 소개받았길래 이렇게 일 처리가 빨라? 나중에 좀 알려줘. 내가 직접 찾아가서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심은지는 어제 이준혁이 관계자에게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이준혁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힘쓴 게 아니야.”
심은지는 놀랐다.
“네가 아니라고?”
“응, 강우빈 씨야. 그 사람이 먼저 이혼에 동의하고 법원에 연락해서 이렇게 빨리 이혼 판결문이 나올 수 있었던 거야.”
이준혁은 어제 강우빈이 겉으로만 그러는 게 아닌가 의심했지만 오늘 법원으로부터 전화를 받고서야 그가 진심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강우빈이 먼저 이혼에 동의했다는 말을 듣자 심은지의 얼굴은 순간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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