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화
점심 먹을 시간이었다.
심은지는 이제 조금 볼록해진 배를 쓰다듬으며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딱히 허기지지 않았지만 뱃속의 아이는 분명 배가 고팠을 것이다.
식당으로 향하려다 어쩐 일인지 손끝이 무심코 지하 3층 버튼을 눌렀다.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그녀는 지하 주차장에 서 있었다.
“은지야.”
그때 낯익은 롤스로이스 컬리넌 한 대가 그녀 앞에 천천히 멈춰서더니 강우빈이 차 문을 열며 내려왔다.
심은지는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몸을 돌려 걸음을 재촉했다.
‘뭐 하는 짓이지? 어젯밤엔 한서연이랑 자더니 오늘은 또 나한테 점심을 갖다준다고? 아, 그러고 보니 아침엔 안 왔네.’
‘설마 한서연 침대에서 못 일어났던 건가?’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었고 발걸음도 점점 빨라졌다.
거의 엘리베이터 앞에 닿았을 때 뒤에서 누군가 손을 불쑥 뻗어 그녀의 팔을 낚아챘다.
“은지야, 잠깐만!”
“놔!”
심은지는 반사적으로 팔을 뿌리쳤지만 도리어 중심을 잃고 휘청했다.
강우빈이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
“은지야, 괜찮아?”
심은지는 이마를 짚으며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고 손을 들어 강우빈을 밀쳤다.
“됐어, 신경 쓰지 마.”
하지만 강우빈은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는 그녀를 강제로 품에 끌어들였다.
“나 보기 싫은 거 알아. 그렇다고 몸까지 이렇게 막대하면 어떡해!”
그는 말을 끝내자마자 그녀를 번쩍 들어 안았다.
심은지는 몸을 비틀며 발버둥 쳤지만 갑자기 ‘에취!’ 하고 재채기를 했다.
강우빈의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은지야, 너 어디 아파?”
정신이 저 정도로 흐린 데다 기침까지 하니, 아마 몸살 기운이 있는 게 분명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차 안에 앉혔다.
심은지는 더 이상 저항할 힘도 없었기에 그냥 눈을 감고 그에게 몸을 맡겼다. 그런데 또다시 재채기를 두어번했다.
이번에는 그도 깜짝 놀랐다.
“은지야, 너 감기 걸린 거야? 밥 먹고 병원 가자, 응?”
“가서 뭐 해. 약도 못 먹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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