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화
“마음대로 생각해. 하지만 앞으로 다시는 나한테 밥 같은 거 가져오지 마. 필요 없으니까.”
심은지는 짧게 말하고는 문을 열어 내리려 했다. 그런데 또다시 팔이 붙잡혔다.
“강우빈, 너 정말 끝까지 이럴 거야?”
그녀가 홱 돌아서며 소리쳤다.
강우빈은 이미 예전처럼 부드러운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듣고도 화내지 않고 오히려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
“은지야, 화내지 마. 네가 원치 않으면 도시락 안 가져올게. 대신, 출퇴근만이라도 내가 데려다줄 수 있게 해줘. 요즘 네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여서 그래.”
그의 눈빛엔 진심이 묻어 있었다. 그는 아침에 있었던 일로 아주 놀랐었다.
심은지는 그 시선을 피했다. 그가 가져오는 밥조차 먹기 싫은데 매일 그가 운전하는 차에 앉는 것도 고역이었다.
“괜찮아. 운전기사 부를 거야.”
단호한 말과 함께 그의 손을 세게 뿌리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걸어갔다.
강우빈은 씁쓸한 표정으로 자리에 서있었다.
또 하루의 고된 업무가 끝나고 심은지는 주차장으로 들어섰는데 늘 그 자리에 있던 익숙한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시선을 내리깔았다.
‘드디어 포기했나 보네. 잘됐어.’
그녀는 우울한 기분으로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도 어김없이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참이나 침대에 앉아 있다가 마음이 점점 가라앉는 걸 느낀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가 이내 이불을 걷고 일어섰다.
그리고 그대로 발코니로 나가 바람을 쐬기로 했다.
가는 길에 구름이 집 앞을 지나며 몸을 낮춰 강아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좋겠다, 너는. 배부르면 자고 깨면 또 먹고, 걱정 하나 없지.”
그녀는 발코니 난간에 기대어 하늘의 별을 올려다봤다.
문득, 오래전 여름밤이 떠올랐다. 그때도 이렇게 맑은 하늘 아래서 강우빈과 함께 별을 봤었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좋았던 날들은 결혼하고 딱 일, 이 년 정도뿐이었다. 그 이후로 두 사람의 감정은 점점 식어갔다.
특히 은우를 낳고 아이를 더 잘 돌보기 위해 전업주부가 된 뒤부터는 심지어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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