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싸웠다고요?”
가슴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
“은우는 다친 데 없습니까?”
“아버님, 걱정 마세요. 큰일은 아닙니다. 다만 은우가 먼저 친구를 때렸습니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강우빈은 안도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무심코 심은지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곧바로 생각을 바꿨다. 그녀는 분명 전화를 받지도, 학교까지 와서 은우를 챙겨주지도 않을 것이다.
그는 미간을 꾹 눌렀다.
심은지가 집을 떠난 뒤로, 성가신 일투성이었다.
에버그린 글로벌 초등학교 교무실 앞.
“입 닥치지 못해? 죽여버릴 거야!”
문을 열기도 전에 들려온 아들의 목소리에 강우빈의 얼굴이 단단히 굳어졌다.
안으로 들어서자 강은우가 또래 아이의 옷깃을 거칠게 움켜쥐고 씩씩대며 덤벼들고 있었다. 여교사가 황급히 아이들을 떼어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서지후! 사과해! 당장 사과하라고!”
깅은우는 울먹이며 소리쳤고 그의 얼굴엔 분노가 가득했다.
“그런 소리 또 하기만 해봐!”
다른 아이는 이미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 품으로 파고들었다.
강우빈은 얼른 다가가 아들을 힘껏 떼어냈다.
“아빠...”
그를 본 순간, 강은우의 눈빛에서 타오르던 불길이 잦아들었다. 그러나 입술을 세게 깨물며, 맞고 있는 아이를 노려보았다.
“당신이 이 애 아버지예요?”
서지후의 엄마는 강우빈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곧 울며 매달리는 아들을 끌어안았다.
“당신 아들이 우리 아들을 이렇게 만들었어요!”
“우리 아들이 얼마나 귀한 줄 알아요? 애 아버지랑 나, 손끝 하나 안 대고 키웠다고요. 그런데 당신 아들이 감히 지후를 때리다니...”
강우빈의 얼굴이나 풍기는 기품, 그리고 고급진 수트 차림만 봐도, 흔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서지후 엄마는 거칠게 몰아붙였다.
“돈으로 배상해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고소할 거예요. 당신 아들, 학교 못 다니게 해줄 거라고요!”
“아이고, 불쌍한 우리 지후. 여섯 살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맞아선 트라우마라도 생기면 어떡해요? 공부에 지장이라도 생기면 또 어떡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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