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저녁 7시, 도심의 한 고급 레스토랑.
“서연 씨, 몇 달 못 본 사이에 더 눈부시고 매력적이네요.”
“과찬이세요, 백 대표님.”
한서연은 맞은편에 앉은 안경 쓴 중년 남자에게 예의 바른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겉으로는 고분고분 웃었지만 속으로는 불편함이 치밀어 올랐다.
칭찬을 하려면 능력이나 수완을 말해야지, 기껏해야 매력적이라니.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그 ‘매력’이라는 것도 사실, 심은지를 하나부터 열까지 그대로 베낀 결과라는 것을.
“백 대표님, 한성 그룹하고 거래가 많으시잖아요. 초대장 여분이 한두 장쯤은 있으시겠죠?”
한서연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눈빛은 미묘하게 차가웠다. 백 대표의 눈길이 대놓고 몸을 훑자 속에서 불쾌감이 치밀었다.
하지만 겁은 나지 않았다. 이 남자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굴 수 있는 것도, 그녀가 강우빈의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걸 생각하면 아무리 못된 짓을 꾸미더라도, 선을 넘기기 전에 한 번쯤은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녀도 지금 이 자리가 마냥 수동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초대장이라...”
백 대표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보았다.
“없진 않지요. 다만, 서연 씨가 뭘 줄 수 있는지가 궁금하군요. 아시다시피, 전 손해 보는 일은 안 합니다.”
한서연의 미소가 살짝 굳었다.
강우빈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음에도, 초대장 한 장을 얻으려고 거래하다니.
그녀는 단순한 비서가 아니었다. 강우빈의 곁에서 몇 년을 함께한 여자가 아닌가.
‘이쯤 되면 강우빈의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초대장 하나쯤은 그냥 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녀가 아무 말 없이 침묵하자, 백 대표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훑었다. 마치 물건이라도 고르듯, 음탕한 시선이 오르내렸다.
“서연 씨.”
백 대표는 와인잔을 가볍게 흔들며 입꼬리를 올렸다.
“위층에 스위트룸을 예약해 뒀어요. 식사 끝나고 올라가서... 좀 더 진지한 얘기를 나눠볼까요? 초대장 문제야, 충분히 좋은 말로 해결될 겁니다.”
“...”
한서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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