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싫어.”
수화기 너머에서 심은지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은우는 그렇게 오래 힘들어하지 않을 거야. 한서연이 곁에 있으니까 곧 현실을 받아들일 거야.”
강우빈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왜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거야. 은우가 한서연을 좋아하는 게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 건가.’
“나는 은우를 위해서 이혼을 다시 생각해 보자고 말한 거야. 한서연이랑 무슨 상관인데?”
“하.”
심은지는 피식 웃었다.
“강우빈, 넌 지금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거야, 아니면 나를 바보로 생각하는 거야?”
그가 한서연과 어떤 관계인지, 그녀가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하나.
“아빠, 이 문제 모르겠어요...”
두 사람이 점점 날을 세우려던 찰나, 문 밖에서 몰래 듣고 있던 강은우가 급히 뛰어들어왔다.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건 싫었다.
강우빈은 무언가 더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고 심은지는 이미 전화를 끊어버린 뒤였다.
강은우는 금세 풀이 죽었다.
‘엄마는 나랑 말 한마디조차 나누기 싫은 거야...’
아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터벅터벅 계단을 올라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
다음 날, 대영그룹 본사.
“대표님.”
곽시훈이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고급스러운 초대장이 두 장 들려 있었다.
“한성 그룹 연회 초대장입니다.”
“그래.”
강우빈은 짧게 대답하곤 다시 서류에 시선을 돌렸다.
곽시훈은 눈치를 보며 초대장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돌아서려다, 강우빈의 부름에 멈춰 섰다.
“은우에게 업계에서 이름난 가정교사를 붙여. 보충 수업을 시켜야겠어.”
“예?”
곽시훈은 잠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다, 곧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예전엔 심은지가 곁에 있었으니, 강은우에게 따로 과외를 붙일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 대체 왜 소송까지 하겠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곽시훈은 한서연의 얼굴을 떠올렸다가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그는 단지 비서일 뿐, 상사의 사생활이 어떻든 관여할 자격은 없었다.
곽시훈이 나간 직후, 한서연이 서류를 안고 대표실 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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