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아빠...” 강은우의 눈동자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처럼 촉촉했다. 작게 치켜든 얼굴에는 불안과 서운함이 잔뜩 얹혀 있었다. 강우빈은 그런 아들을 품 안으로 끌어당겨 눈가를 조심스레 닦아주었다. “그 사람들 말은 다 헛소리야. 아빠가 약속할게. 우리 이혼 안 해. 엄마도 다른 아이 가지지 않을 거야.” “...정말이에요?” 강은우는 훌쩍이며 말했다. “그럼 엄마는 언제 돌아와요?” “정말이야.” 강우빈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담담히 입을 열었다. “엄마는 곧 돌아올 거야.” 그 말을 듣고 강은우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활짝 웃었다. 강우빈은 그런 아들을 보며 속으로 가볍게 한숨을 삼켰다. 심은지는 마음이 철벽처럼 단단한 여인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그녀가 다시 돌아올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강은우의 기분이 한결 나아진 걸 확인한 그는 목소리를 낮춰 조금은 무겁게 말했다. “은우야, 네가 엄마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 아빠도 알아. 아주 잘하고 있는 거야. 하지만...” 그는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화를 내고 사람을 때리는 건 약자가 쓰는 방법이야. 진짜 보호라는 건, 네가 다치지 않으면서도 지키고 싶은 사람을 지키는 거야. 알겠니?” 강은우는 어렴풋이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처럼요?” “응... 아마 넌 아빠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도 있을 거야.” 강우빈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덧붙였다. “기억해, 사람을 때려야만 복수나 보호가 되는 건 아니야.” “네, 알겠어요. 아빠, 저 앞으로는 안 때릴게요.” 강은우는 울먹이며 말했다. 아직 어린 그는 강우빈의 말뜻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히 때리지 말라는 말로만 받아들였다. 강우빈도 굳이 그걸 지적하지 않았다. 강씨 저택에 도착할 즈음, 강은우는 이미 진정한 상태였다. 강우빈은 아이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가 학교 숙제를 꺼내놓았다. 책상 앞에 앉아 진지한 얼굴로 연필을 쥐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그는 발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