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한서연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
단정하게 묶은 머리와 몸에 잘 맞는 비서복 차림은 그녀를 한층 더 깔끔하고 능숙해 보이게 했다.
입가엔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고 눈빛에는 강은우를 향한 걱정과 연민이 적당히 배어 있었다.
강우빈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순간 심은지가 보였다.
“좋아, 야근 수당은 열 배로 쳐주지.”
강은우의 야윈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말에 한서연의 미소가 한층 짙어졌다.
사실 그런 수당 따윈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강은우를 챙기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하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강우빈과 심은지의 이혼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너무 들이대는 건 위험했다.
‘지금은 절대 들켜선 안 돼.’
“감사합니다.”
한서연은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 뒤, 돌아서다 말고 무심한 듯 물었다.
“대표님, 오늘 집에 들어가서 식사하실 건가요?”
강우빈은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심은지도 집에 없는데 그마저 돌아가지 않는다면 아이는 분명 슬퍼할 것이다.
한서연은 그 대답에 만족한 듯 미소를 짓고 사무실을 나섰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강우빈은 문득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나 지금 은지를 그리워하는 건가.”
요즘 들어 한서연만 보면 자꾸 심은지가 떠올랐다.
밤, 심씨 집안.
심은지는 저녁을 먹고 난 뒤 2층으로 올라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무심코 SNS를 열었을 때, 한서연이 올린 게시물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부자야, 입맛도 똑같네. 오늘도 접시를 깨끗이 비웠어. 내 요리 실력, 생각보다 괜찮은 듯? 강 대표님과 은우도 아주 만족해했어.]
사진에는 국물만 남은 접시 몇 개, 그리고 식탁에서 마주 앉아 식사 중인 강우빈과 강은우의 옆모습이 찍혀 있었다.
중간에 앉아 있던 누군가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찍은 듯한 구도였다.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앉아 진지하게 식사하는 모습은 언뜻 보기엔 평화롭고 다정해 보였다.
심은지는 화면을 가만히 바라봤다. 가슴이 전혀 아프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눈물이 나거나 무너지는 기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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