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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여보세요, 엄마...드디어 제 전화를 받아주셨네요.” 강은우의 목소리에는 들뜬 기쁨과 미묘한 불안이 뒤섞여 있었다. 심은지가 전화를 받아준 순간, 아이는 자신이 용서받았다고 믿고 싶었다. “무슨 일이니?” 그러나 그 환희는 심은지에게 닿지 않았다. 그녀에게 남은 건 엄마로서의 최소한의 책임뿐이었다. “엄마...” 강은우는 곧 그녀의 싸늘한 태도를 눈치챘다. 눈물이 고였지만 애써 삼키며,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엄마, 저 시험에서 만점 받았어요. 저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잘했네.” 목소리는 여전히 담담했다. 따뜻함도, 자랑스러움도 없었다. “저 만점 맞자마자 제일 먼저 엄마한테 말했어요. 아빠한테도 아직 말 안 했어요. 엄마, 저 좀 칭찬해 주면 안 돼요?” 예전 같았으면 만점이 아니어도 이마에 입을 맞추며 다독여줬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잘했어.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해.” 심은지는 짧게 대답하며 신호에 맞춰 차를 출발시켰다. 저 앞에 한성 그룹 본사가 보였다. 강은우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녀의 무심한 태도가 아이의 마음을 후벼팠다. 하지만 지난번 그녀에게 화를 내며 상처를 남겼던 기억이 떠오르자, 아이는 이런 대우를 받는 게 당연하다며 스스로를 설득했다. ‘엄마가 속 좁은 걸까? 아니야... 잘못한 건 나잖아.’ 결국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할 말 더 있어?” 여덟 시가 다 된 걸 확인한 심은지가 담담히 물었다. 없으면 전화를 끊을 참이었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엔 아이보다 회사 일이 우선이었다. “오늘 학교에서 학부모회가 있어요. 엄마가 와주면 안 돼요?” 과거엔 늘 그녀가 곁에 있었다. 반 친구들은 예쁜 엄마가 함께 와주는 강은우를 부러워했지만, 요즘은 달랐다. 엄마가 오지 않는다는 소문이 퍼지자, 친구들이 하나둘씩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너희 엄마, 너 버린 거 아니야?” “너희 엄마 왜 안 와?” 강은우는 더 이상 대답할 말이 없었다. “학부모회는 아빠가 갈 거야. 꼭 엄마들만 가야 하는 건 아니거든.” 심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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