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이튿날 아침.
강우빈은 심은지가 자신의 아이를 품고 있다는 확신에 사로잡혀 있었다.
오랫동안 가슴을 짓누르던 먹구름이 한순간에 걷힌 듯, 마음은 이상할 만큼 가벼웠다.
출근길에 나선 그는, 계단을 내려오던 강은우를 불러 세우며 참고 있던 말을 끝내 쏟아냈다.
“은우야, 아빠가 곧 엄마를 다시 집으로 데려올 거야.”
“정말요?”
“그럼, 당연하지.”
순간 망설임이 스쳤지만, 동생이 생길지도 모른다라는 말만은 차마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럼 엄마는 다시는 집을 떠나지 않는 거예요?”
며칠 전, 잠들기 직전까지 곁에 있던 엄마가 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날 밤, 강은우는 혼자서 베개를 끌어안은 채 울음을 삼켜야 했다.
강우빈은 아이의 눈빛을 마주 보며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두 번 다시 떠나지 않을 거야.”
“좋아요! 저 열심히 공부할게요. 엄마 돌아오시면 제 성적표 제일 먼저 보여드릴 거예요!”
강은우는 환하게 웃으며 학교로 향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혜린의 눈빛에는 안도감이 스쳤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강우빈 마음속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여전히 엄마라는 것을.
며칠 전, 한서연이 은밀히 돈을 내밀며 자신을 매수하려 했을 때 거절한 건 옳은 선택이었다.
그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향하는 강우빈의 발걸음에는, 오랜만에 느껴지는 여유와 편안함이 배어 있었다.
곁에서 오랫동안 지켜온 곽시훈은 그의 변화를 곧바로 눈치챘다.
“아, 그리고...”
업무 보고가 끝나 퇴장하려던 그를 불러세우며, 강우빈이 지시했다.
“보안업체에 연락해. 은지를 눈에 띄지 않게 지켜볼 사람을 붙여.”
곽시훈은 순간 멈칫했지만, 곧 그 의도를 알아차렸다. 심은지를 은밀히 지켜내라는 뜻이었다.
“네, 대표님.”
그는 곧바로 지시를 따랐다.
오후, 에버그린 글로벌 초등학교.
한서연은 일부러 슈퍼맨 모형을 사 들고, 강은우의 하교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은우야, 여기야!”
“서연 이모...”
강은우는 다가오긴 했지만, 더 이상 예전처럼 반갑게 달려들지는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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