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주혜린은 은근한 비웃음을 지으며 강은우를 자리에 앉히고 밥을 퍼 주었다.
한서연도 함께 앉으려다, 식탁 위에 놓인 식기가 강은우 몫밖에 없다는 걸 확인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어머, 한 비서님도 같이 드실 줄 알았으면 제가 준비했을 텐데요. 말씀 안 하셔서 도련님 것만 했네요. 아, 아니면 아까 치킨이랑 그 ‘쓰레기 음식’으로 이미 배부르신 건가요?”
주혜린은 일부러 뒤늦게 깨달은 듯 시치미를 떼며 말했다.
그녀는 주혜린을 매섭게 노려보다가, 치밀어 오른 말을 끝내 삼켰다.
하찮은 도우미 따위가 감히 자신을 이렇게 조롱할 수 있는 건 분명 심은지가 뒤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일 터였다.
그녀는 속으로 또 한 번 심은지를 원망하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눌렀다.
‘좋아. 내가 강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는 날, 이 아주머니를 제일 먼저 꺾어주겠어.’
그러면서 그녀는 곁눈질로 강은우를 바라보았다.
‘하... 이 자식은 나를 위해 한마디쯤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그러나 아직 어렸던 강은우는 두 사람 사이의 팽팽한 신경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묵묵히 밥만 먹고 있었다.
_____
한성 그룹 빌딩 앞.
강우빈은 야근을 핑계로 회사에 남아 있었지만, 사실은 회사 앞, 차 안에 혼자 앉아 있었다.
몇 번이고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던 그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벌써 아홉 시가 다 되어 가는데도 심은지는 여전히 퇴근하지 않았다.
‘홑몸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무리하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그는 낮에 이미 곽시훈을 통해 그녀의 일정을 확인했었다.
아침 여덟 시 출근, 파트너 회사와 미팅, 오후 보고...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바삐 움직인 하루였다.
결국 그는 참지 못하고 전화를 걸었지만, 심은지는 받지 않았다. 연달아 몇 번을 걸어도 결과는 같았다.
차 문을 열고 직접 회사로 들어가려던 순간,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휴대폰 화면을 확인하다가 곧 꺼버리더니, 옆에 대기한 차에 올라탔다.
강우빈은 여전히 통화 연결 중인 자신의 휴대폰 화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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