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강우빈은 순간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다. 그 말이 심은지의 입에서 나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날 밤, 강우빈은 집에 돌아와서야, 며칠째 아이를 돌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에게 조심스레 다가가니, 이불 속 작은 몸이 잔뜩 웅크려 있었다. “은우야...” 그가 이불을 젖히자, 아이는 그대로 몸을 떨며 흐느끼고 있었다. “아빠... 엄마가 아직도 절 용서 안 한대요. 흐윽...” 강우빈의 가슴이 미어졌다. 그는 미간을 깊게 찌푸린 채 아이를 안아 올렸다. “너희 엄마는...” 한참 망설이다가 끝내 임신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대신 낮은 목소리로 아이를 달랬다. “엄마는 지금 몸이 특별한 상황이야. 일부러 너한테 화내는 게 절대 아니야.” 그는 심은지가 임신으로 예민해져 아이에게까지 서운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강은우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엄마가 자신을 끝내 용서하지 않는 한,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한참을 달래 겨우 잠들게 한 뒤, 강우빈은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텅 빈 침실은 여전히 낯설고 허전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심은지 없는 집은 결코 익숙해지지 않았다. ____ 다음 날 토요일.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었지만, 예전부터 심은지가 길러준 습관 덕분에 아침 여덟 시가 되자 강은우는 스스로 눈을 떴다. 강우빈이 내려오자, 식탁에 앉아 있던 아이가 멍한 얼굴로 “아빠” 하고 인사했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기운 없이 힘이 빠져 있었다. 곁에서 지켜보던 주혜린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표님, 지금 도련님 기분이 영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강우빈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어젯밤 있었던 일 때문에 아직 기분이 가라앉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다. 아침 식사가 끝나자, 그는 곧바로 회사를 향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새벽에 공수한 신선한 과일과 갓 만든 디저트를 챙겨 심은지에게 보냈다. 점심 무렵, 주혜린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대표님,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