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나는 이 계획을 신정훈에게 털어놓았다.
“알겠어. 네가 어디로 가든 난 네 곁에 있을게.”
그가 이렇게 말했을 뿐인데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한결 놓이는 것 같았다.
서울로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가기 위해 나는 이곳의 일들을 서둘러 정리했다.
그동안 신정훈은 줄곧 내 곁을 지켰다.
그날 오후, 마침내 모든 일을 끝냈고 나는 가장 빠른 항공편을 바로 예매했다.
다섯 시간 뒤면 나는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되고 신정훈도 나와 함께일 것이었다.
그렇게 출발을 앞두었을 때, 우리는 외할아버지를 찾아뵈었다.
“다희야, 벌써 돌아가는 거냐?”
예전보다 훨씬 안색이 좋아진 외할아버지는 우리의 손을 꼭 잡은 채 이런저런 이야기를 오래도록 늘어놓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한 말은 꼭 몸부터 챙기라는 당부였다.
나는 울컥 치미는 감정을 눌러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할아버지. 그쪽 일만 정리되면 바로 이쪽으로 옮겨와서 곁에서 할아버지 치료 도울게요.”
외할아버지는 흐뭇한 얼굴로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이 바보야, 네가 행복하기만 하다면 네가 어디에 있든 이 할아버지는 다 좋아.”
그러다 그는 갑자기 손을 들어 뒤쪽을 가리켰다.
“다희야, 이제 너도 결혼할 나이가 됐잖니. 밖에 있는 남자들은 다 미덥지 않아. 정말 마땅한 사람이 없으면... 저 사람도 한번 봐라.”
외할아버지의 손짓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마침 신정훈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는 미소를 지은 채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맞는 말씀입니다. 다희 너도 결혼 생각이 있다면 나 한 번 생각해 봐.”
외할아버지는 예전부터 양아들을 키우는 이유가 내 미래의 배우자 후보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는 농담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나는 신정훈을 수년간 ‘삼촌’이라고 불러 왔고 게다가 그는 호적상 외할아버지의 양아들이었다.
그런 사람과 어떻게 함께할 수 있겠는가.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도 신정훈의 시선이 여전히 나를 따라오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어색함, 불안, 그리고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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