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장
강씨네 저택.
거실 소파에서 마님은 사진 한 묶음을 들고 한 장 한 장 넘기며 중얼거렸다.
“조씨 집안 아가씨는 품위가 넘치고 온씨 저택의 둘째 딸은 발랄하네. 왕씨 가문의 아가씨는 경대 대학 석사를 마쳐서 그런지 똑똑해 보이네. 마음에 들어.”
마님은 빙그레 웃으며 강지태를 바라보았다.
“지태야, 마음에 드는 여자 있는지 와서 봐봐?”
눈빛이 어두운 강지태는 마음이 딴데로 향하고 있었다.
방금 정원에서 이소현과 눈빛을 마주쳤을 때 그녀의 안색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고 입술 핏기도 전혀 없어 보였다.
어디 아픈 건가?
“지태야.”
웃음기가 사라진 마님은 언성을 높였다.
“할머니가 말하는데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야?”
정신을 차리고 난 강지태는 고개를 돌렸다.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마님은 약간 언짢은 듯 사진을 내려놓더니 비단 숄을 여미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왕씨 집안 아가씨 왕소정이라는 애가 있는데 막 석사 학위를 마쳤어. 며칠 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거든. 얼굴도 예쁘장하고 성격도 순해 보이던데 모레 달현이하고 같이 그 집에 방문해서 서로 좀 알아보도록 해.”
소파에 앉은 강지태의 눈빛은 흐려져 있었다.
“시간 없어요.”
떨떠름해진 마님은 그를 노려보았다.
“명절날에 시간 없다는 게 말이 돼?”
“1년 동안 바삐 보냈으면 며칠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아. 할머니 말 들어. 달현이하고 그 집에 한 번 들렀다 와.”
허경선은 강지태가 맞선을 봐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겨우 이소현을 쫓아냈는데 할머니가 성급히 강지태의 소개팅을 주선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씨네와 파혼한지 며칠이나 됐다고!
허경선은 다정하게 마님의 팔짱을 끼며 말을 건넸다.
“할머니, 이씨 집안하고 파혼하자마자 오빠더러 다른 여자하고 접촉하라는 게 말이 돼요. 괜히 남들 입방아에 오르겠어요.”
윤란희도 맞장구를 쳤다.
“그래요. 할머니, 강성에서 내놓으라 할 부잣집 아가씨들이면 오빠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여자가 없어요. 천천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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