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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장

이소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분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죄송하지만 저희도 몰라요.” “알겠어요. 고마워요.” 이소현은 통화를 끊었다. 택배를 열어보니 안에는 정교한 핑크색 선물 상자가 들어있었는데 그 형태는 하트 모양이었다. 눈살을 찌푸리며 상자를 뜯어보니 상당한 가치가 있어 보이는 아름답고도 화사한 목걸이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선물 상자 위에는 발렌타인데이 축하한다는 글귀가 적힌 카드도 들어있었다. 이소현은 그제서야 오늘이 발렌타인데이라는 걸 깨달았다. 누가 선물한 거지? 익숙한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낮에 식당에서 강지태와 마주쳤었는데 혹시? 그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머릿속이 텅 비어버린 이소현은 손끝이 저려왔다. 허나 이내 그 생각을 부정했다. 식당에서 마주친 그는 온기 하나 없는 차가운 눈빛인데다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어 보였으니 말이다. 그럼 설마 고진우? 생각에 잠겨 있던 사이 이소현한테로 또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는 선물 상자를 내려놓고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배달 도착했어요.” “배달이요?” 이소현은 재차 얼떨떨해졌다. “배달 시킨 적 없는데요.” 배달원은 싱글벙글 웃으며 답했다. “아마도 남자친구가 선물을 사준 모양이에요. 꽃다발이거든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 거야? 이소현은 마지못해 문을 열고 꽃을 받아들었다. 핑크색 장미 한 다발이었고 중간에 카드 한 장이 꽂혀 있었다. 위에는 이러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소현아, 발렌타인데이에 애인은 없어도 절친은 항상 있어. 친구야! 영원히 사랑해! - 진하윤 올림. 조금 지나 이소현은 또 꽃다발을 품에 안았다. 분홍색 양모란 한 다발이었다. :우리의 우정이 영원하길 바래. - 주새론 올림. 이소현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꽃 사진을 찍어 친구들 단톡방에 올렸다. [친구들! 고마워! 꽃 잘 받았어. 너무 마음에 들어.] 진하윤의 답장. [어느 꽃이 가장 마음에 들어?] 이소현. [알려주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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