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5화 깨어나다.
“사부님, 뭐 하시는 거예요!”
수성빙잠이 터지는 것을 보는 순간, 하천의 머리도 펑 터지는 것만 같았다. 주가을를 깨어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부서졌다.
“왜 호들갑이야?”
거지왕은 하천을 노려보며 말했다.
“다 큰 사람이, 아직도 진정할 줄 몰라?”
“사부님, 수성빙잠을 왜 깨트렸어요?”
거지왕은 손바닥을 펴고 하천에게 보여줬다. 손 위에는 맑고 투명한 작은 누에 하나가 있었다. 누에는 지렁이 반 토막 정도의 크기로 맑고 투명하여 마치 아름다운 예술품과 같았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누에가 살아 꿈틀거린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수성빙잠이다.”
거지왕이 해명하였다.
“사실 수성빙잠은 꽃 이름일 뿐, 누에가 아니라 누에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사부님, 도대체 이건 무엇입니까, 왜 살아있어요?”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이것이 있으면 가을을 깨울 수 있어. 하천아, 내가 이걸 가져가서 3일 후에 다시 올게.”
거지왕이 무엇을 하러 가는지 몰랐지만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였다.
거지왕은 수성빙잠을 갖고 떠났다.
사흘 뒤 저녁, 약속대로 돌아온 거지왕은 창문이 아닌 대문을 통해 주가을의 방으로 왔다. 그의 손에는 하얀 단약 하나가 있었는데 마치 눈을 비벼 만든 것 같았다.
“사부님, 이건 뭐예요?”
“이건 내가 수성빙잠으로 만든 단약이야.”
거지왕이 대답했다.
“이것을 가을에게 먹여라, 3일 후면 반드시 깨어날 것이다.”
“네, 사부님!”
하천은 설레는 마음으로 거지왕의 손에 있는 단약을 받고 주가을에게 먹여줬다.
“하천아, 일주일 후 전에 네가 청주에서 만든 늑대소굴에 와서 날 찾거라.”
하천은 어안이 벙벙해져 거지왕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부님, 뭐 하시려고요?”
“일단 가족들 곁에 있거라. 하천아, 지난 2년 동안 네가 한국에서 겪은 이 모든 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거지왕은 뜬금없는 말을 남긴 뒤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늘 번개같이 나타났다가 구름처럼 사라지곤 했다.
하천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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