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9화 헌원총
“역시 늙은 여우군.”
잔뜩 일그러진 표정을 한 조무적이 헌원 삼살 옆에 있는 용정광을 돌아보는 눈빛엔 끝없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용정광, 이유를 설명해. 당신은 줄곧 늙은 여우와 대치하지 않았나, 이제 보니 나를 배신한 건가?”
“배신?”
용정광도 웃었다. 조무적의 말을 듣고 있자니 정말 우스꽝스러웠다. 나를 자기 부하로 생각하는 건가?
“조무적, 재밌자고 하는 소리인가? 전에는 나름 협력관계였지. 근데 듣자하니 어째 나를 부하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게다가, 내가 몰래 당신과 협력하기로 동의한 것도 전부 군왕이 시킨 일이야.”
“너…….”
조무적의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들의 죽음을 잊었나? 육선문의 지위를 탐내잖아. 헌원 삼살이 죽지 않는다면 너는 언제까지나 육선문의 만년 2인자일 뿐이야.”
아들 용우에 대한 언급에 용정광은 무의식적으로 하천을 바라보았다.
하천도 어이가 없었다. 이 놈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자신을 미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천은 적어도 현재 상황에서는 용정광과 같은 편이라는 것을 알기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조무적, 자네 말이 맞아, 내가 육선문의 1인자 자리에 앉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고, 하천에게 한 방 먹여 아들의 원수를 갚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는데, 육선문의 대원로인 내가 육선문을 배신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당신이 뒤에서 홍월을 조종하여 한국 강호 전체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데, 대의 앞에서 어떻게 나 용정광이 당신과 같은 배를 탈 수 있겠나?”
용정광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오자 하천의 마음이 다소 동요했다.
앞서 용우와의 사건으로 인해 하천과 용정광의 사이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었고, 용정광에 대한 하천의 선입견은 매우 깊어서 이 사람 역시 분명 타협할 수 없는 악당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이 순간, 하천은 이 세상에 절대적인 악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용정광의 말처럼 진정한 정의 앞에서는 다른 모든 것이 하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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