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4화 늘 만나던 곳에서
하천과 천왕궁 간부들 사이에는 특별한 암호가 존재하는데, 그 주된 목적은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때 누군가 전화가 오면 하천은 정확히 누가 전화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암호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
하천이 가장 먼저 휴대폰의 수신 버튼을 누르자 바로 반대편에서 엄여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스, 지금 어디예요, 괜찮아요?”
“우린 괜찮아.”
하천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 넌 어디야?”
엄여수가 대답했다.
“나 지금 하수구 안에 숨어 있어요.”
엄여수의 이 말을 들은 하천 일행 모두 한숨을 내쉬었다. 천왕궁 남천왕이 하수구에 숨는 날이 있다니.
“네 상황은 어때, 다치진 않았어?”
“다친 건 아닌데 지금 바깥세상이 혼란스러워요.”
엄여수의 말투에서 끝없는 무력감이 묻어났다.
“돈키호테와 철면은 같이 있어요?”
“응.”
하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엄여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잘됐네요…… 잘됐어.”
“보스, 지금 전화로는 많은 얘기를 할 수 없으니 돈키호테에게 늘 만나던 장소에서 만나자고 하세요.”
“늘 보던 장소요?”
하천은 조금 혼란스러웠다.
옆에 있던 돈키호테가 하천의 휴대폰 속 내용을 듣고 말했다.
“그곳은 우리 천왕궁이 태국에 세운 가장 비밀스러운 요새 중 하나예요. 외딴 산골 마을 안에 있는데 우리 셋 외에는 아무도 그곳의 존재를 몰라요.”
“그래.”
하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왕궁이 지부를 세운 나라마다 이런 숨겨진 요새가 존재했고, 그 목적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럼 지금 거기로 가자.”
하천은 휴대전화를 챙겼다. 이때 동쪽은 이미 물고기 배처럼 하얗게 밝아졌다. 밤새 외부 세계에서 어떤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는지 아무도 몰랐다.
일행은 강가로 걸어가 몸을 씻은 후 내비게이션을 켰고, 엄여수가 말한 곳을 찾은 후 내비게이션을 따라 목적지까지 갔다.
“그 마을은 청하촌이라고 하는데, 보성에 있는 마을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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