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유채윤이 끝까지 진시후의 행방을 캐묻자 양나민이 황급히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아니라니까! 진시후 시장에 장 보러 보냈어.”
양나민은 그렇게 말하며 유채윤의 눈치를 살폈다.
“근데 말이야, 진시후 의외로 말 아주 잘 들어.”
말을 꺼낸 건 그녀였지만 양나민 스스로도 약간 민망했다. 셋 사이의 관계가 너무 복잡했다. 지금 와서 그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해봤자 유채윤이 믿을 리도 없었다.
게다가 그녀에게도 나름의 욕심이 있었다.
진시후는 그녀의 첫 남자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있을 때 이상하리만큼 안정감이 느껴지는 남자였다. 힘 있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에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시장에 보냈다고? 너 제정신이야? 바보한테 장을 보라고?”
유채윤은 어이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걱정 마. 나도 그냥 훈련 삼아 심부름 좀 시켜본 거야. 조수도 같이 보냈으니까 문제될 일 없어.”
양나민은 둘러대느라 또 다른 거짓말을 지어냈다.
“너 정말 별걸 다 한다.”
유채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양나민은 얼른 화제를 돌렸다.
“암금 그룹 계약 건, 너도 들었지? 요즘 정신이 하나도 없어. 너 마침 잘 왔다. 같이 회사 가보자.”
“지금?”
유채윤은 선뜻 내키지 않았다. 진시후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가능하면 데려갈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나민은 그 틈을 주지 않았다.
“가자, 얼른! 이번 계약 규모가 꽤 커서 나 혼자선 못 해. 너라도 좀 도와줘야지!”
결국 유채윤은 더 이상 말없이 그녀에게 이끌려 회사로 향했다.
한편, 진시후가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양나민이 떠난 뒤였다.
“다신 이렇게 하면 안 되겠군.”
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양나민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여전했지만 이 모든 건 어쩌면 착각에서 비롯된 아름다운 오해일 뿐이었다.
진시후는 직접 부엌으로 가 요리를 시작했다. 지금의 내공으로는 일주일쯤 금식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식사는 인간으로서의 본능이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그는 이런 조용한 시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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