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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양준성은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했지만 굳이 말하지 않고는 대신 양나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서민은 체면을 꽤 중시하는 사람이야. 네 능력이라면 서민 정도는 충분히 달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양나민은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고 마음은 여전히 복잡했다. 그저 진시후를 집으로 초대해 밥 한 끼 대접하려 했을 뿐인데 양준성이 또다시 이런 요구를 할 줄이야. 물론 이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진성에서 서씨 가문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잘생기고 재력까지 겸비한 서민이야말로 수많은 여성이 꿈꾸는 이상형이었다. 하지만 진성의 상류 사회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서민이 어떤 인물인지 다들 잘 알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진시후와의 일이 있은 뒤라 양나민의 마음은 한층 더 어지러웠다. 양나민은 멍한 얼굴로 응접실로 향했다. 서민은 키가 크고 곧은 자세에 하얀 피부를 가졌으며 서 있는 것만으로도 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입가의 얕은 미소는 보는 이로 하여금 괜히 초라해지게 만들었다. “와, 저 사람이 서씨 가문의 둘째 아들이야? 진짜 잘생겼다!” “그러니까, 완전 내 이상형이야! 게다가 무려 서씨 가문이잖아!” “흥분들 좀 가라앉혀. 내가 들은 바로 이번에 양나민 때문에 직접 왔다던데.” 그 말이 떨어지자 들떠 있던 여자들의 눈빛이 순식간에 식었다. 질투가 느껴졌지만 동시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양나민의 외모와 집안은 그 어떤 면에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서민과 함께라면 두 사람은 그야말로 천생연분이었다. 이미 시선을 받는 데 익숙한 서민은 사방을 훑다가 잠시 멍하니 서 있는 양나민을 발견하자 눈빛이 반짝였다. 서민은 잔을 들고 빠르게 다가왔다. “앗, 죄송해요!” 양나민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갑자기 그림자가 드리우는 걸 느꼈다. 순간 술잔이 부딪치며 내용물이 흘러나왔다. 고개를 들자 눈앞에는 부드럽게 웃는 잘생긴 얼굴이 있었다. 그 미소에 양나민은 잠시 정신이 아득해져 속으로 중얼거렸다. ‘잘생겼네...’ 그러나 이내 그 얼굴이 흐릿해지고 대신 진시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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