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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이건 완전히 일방적으로 들이댄 꼴이라 서민에게 이 상황은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양나민은 뭐라 말할 틈도 주지 않고 그대로 뒤돌아 나가 버렸다. 서민은 눈을 가늘게 좁히며 핏줄이 보일 정도로 손에 들고 있던 잔을 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오만한 여자네. 오히려 내 흥미를 끄는군.” 멀리서 이 장면을 보고 있던 몇몇 명문가 아가씨들이 입을 떡 벌렸다. “지금 저거 뭐야? 양나민 저년이 서민을 그냥 버리고 간 거야?” “양씨 가문에서 대체 무슨 생각이지? 맞선 얘기는 설마 헛소문이었어?” 이런 상황이 되자 여자들의 눈빛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들 중 누구라도 서민에게 잘 보일 수 있다면 그건 곧 가문의 이익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결국 한 명이 먼저 다가섰고 그걸 시작으로 다른 여자들도 하나둘 몰려왔다. 덕분에 서민은 조금 전의 난처함을 금세 벗어났다. 서민은 언제나처럼 온화하고 젠틀한 미소로 여자들을 맞이했다. 한편 양나민은 자신이 조금 전 저지른 행동이 서민을 분노하게 만들 거란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양나민의 머릿속엔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쳇, 빌어먹을 놈!” 양나민이 발을 쿵 하고 구르며 한마디 내뱉었다. “어떤 빌어먹을 놈이 우리 양 대표님을 이렇게 화나게 만든 걸까? 내가 대신 혼내 줘?”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에 양나민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평소보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진시후의 모습이 보였다. 몸에 잘 맞는 수트가 그의 탄탄한 어깨와 매끈한 선을 살렸고 단단한 턱선 위로 미묘한 미소가 번졌다. 그야말로 남자다움 그 자체였으며 그 모습은 서민과는 전혀 다른 결의 매력이었다. “어르신은?” 진시후가 아무렇지 않게 물으며 손에 든 선물을 건넸지만 양나민은 선물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진시후가 와 준 것만으로 양나민은 이미 마음이 벅찼다. 양나민은 입을 꼭 다물고 수줍게 미소 지으며 행복에 젖은 얼굴로 진시후를 안으로 이끌었다. 오늘 밤의 주인공은 단연 양나민이었다. 그녀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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