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프라이빗 섬, 이른 아침.
헬리콥터가 섬 중심의 헬기장에 착륙했다. 프로펠러의 굉음이 서서히 잦아들고 이내 암초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만이 남았다.
서고은은 이시현의 품에 안긴 채 헬기에서 내려왔다. 두 발이 땅에 닿자마자 그녀는 거칠게 그를 밀쳐냈다.
“불법 감금하려고?”
서고은이 비웃듯 말했다. 바닷바람에 웨딩드레스 자락이 거세게 휘날렸다.
“이 대표님이 언제부터 이런 비열한 짓을 하셨죠?”
이시현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낮게 웃었다.
“그러면 뭐 어때서?”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쓸었다.
차가운 손끝과 달리 눈빛은 숨 막힐 정도로 뜨거웠다.
“고은아, 너는 내 거야. 평생 다른 사람에게 시집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마.”
섬의 빌라 안.
이시현은 서고은을 데리고 섬 전체를 보여 주었다.
“이곳의 모든 건 다 네 거야.”
그는 통유리 창을 열었다. 짠 바다 내음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정원, 수영장, 도서관... 심지어 저 바다까지도.”
서고은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돌아가야 해.”
“고은아.”
이시현은 서고은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턱을 그녀의 정수리에 얹은 채 목소리를 낮췄다.
“이전의 불쾌한 일들은 다 잊어. 우리 다시 시작하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서고은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며 돌아섰고 입가에 냉소가 떠올랐다.
“이시현, 언제까지 자기 자신을 속일 거야?”
그의 몸이 순간 굳었다.
잠시 후, 그는 낮게 말했다.
“고은아, 너를 다시 예전으로 돌려놓을 거야.”
그 후의 날들은 이시현은 미친 듯이 서고은에게 잘해 주었다.
서고은이 맨발로 해변을 걷자, 다음 날, 섬 전체의 해안에는 북유럽에서 공수한 고운 백사장이 깔려 있었다.
그녀가 한밤중에 놀라 잠에서 깨면, 침대 머리맡에는 달빛처럼 부드러운 작은 수면 등이 놓여 있었고, 이시현은 눈에는 아직도 붉은 실핏줄이 가시지 않은 채로 곁에 앉아 그녀를 지키고 있었다.
그녀가 무심코 망고가 먹고 싶다고 말하자, 다음 날에는 망고나무 한 그루가 통째로 공수되어 정원에 심어졌다.
이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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