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1장
어두컴컴한 방에서 까만 눈이 유령처럼 오싹한 냉기를 뿜고 있다.
딸깍!
방문이 살짝 열렸다. 밖에서 돌아와 조명을 켠 지아는 눈앞에 나타난 사람 때문에 깜짝 놀랐다.
“집에 있었어요? 왜 불을 안 켜요? 술은 깼어요?”
그녀는 늦게 돌아왔고 밖은 이미 어두웠다. 그녀는 소경진이 이 자세로 방에 종일 앉아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담백한 음식을 가져왔어요. 몸은 어때요?”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그녀도 그에게 무시당하는 느낌에 익숙해져 어깨를 으쓱하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그저 포장해 온 음식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 나서 지아는 깨끗한 옷을 가지고 욕실로 가서 거품 목욕을 할 준비를 했다.
욕조의 한쪽 벽에는 거울처럼 생긴 TV가 설치돼 있어 목욕하면서 드라마를 볼 수 있다.
솔직히 이 결혼에서 소경진은 부부의 의무를 하지 않는 것 외에 지아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다.
그녀도 지금은 충분한 자유와 돈을 가지고 있었고 유일한 고민이라면 변덕스러운 룸메이트가 있을 뿐이다.
지아가 스낵을 들고 욕실에 들어가려고 할 때 갑자기 큰 손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
“어디 갔었어?”
소경진의 목소리에는 노기가 서려 있다. 그의 손힘은 그녀의 팔을 부러뜨릴 정도로 셌다.
“놔요. 이 손을 놓고 얘기해요!”
지아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그녀의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심지어 그날 밤 호수에 빠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차가운 호수가 그녀의 콧구멍과 입안으로 스며들었고 그녀는 이런 숨 막히는 느낌을 잊을 수 없었다.
소경진은 움직이지 않고 같은 힘을 유지했다.
“대답해.”
그는 간신히 세 글자를 말했지만 화가 극치에 달한 것이 분명했다.
“말할게요.”
대장부라면 굽힐 줄도 알고 펼 줄도 알아야 한다. 하물며 자신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적이 없으므로 말하지 못할 것도 없다.
그녀는 자신에게 침착해야 한다고 일깨워주며 자신의 목소리가 그렇게 떨리는 것처럼 들린 않도록 노력했다.
“은별이와 함께 쇼핑하고 밥 먹었어요.”
나가기 전에 분명히 보고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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