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37장
지아는 씩 웃었다.
구나윤은 달갑지 않았지만 애써 만든 이미지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큰 노력을 들여서야 남신과 다시 만날 기회를 얻었다.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녀는 여전히 담담하고 부드러운 얼굴로 지아가 제출한 보고서를 재빨리 훑어보았다.
“이 보고서는 문제가 많아 보이니 지금은 수정할 시간이 부족할 거야. 시간을 좀 더 연장해 줄테니 내일 오전까지 다시 제출해줘. 난 다른 일이 없으니 서 비서는 조심해서 돌아가.”
구나윤은 지아가 말참견할까 봐 단숨에 길게 말하며 보고서를 지아의 손에 쥐여주었다.
이건 쫓아내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일반 직원은 말하지 않아도 이런 자리에 나타날 수 없으니 말이다.
하필 지아는 눈치 없이 찾아왔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직접 쫓아내야 하니 파리보다 더 귀찮았다.
보고서를 받아쥐고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빠진 지아는 자리를 뜨지 않았다.
안색이 변한 구나윤이 화를 내려고 할 때 지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내일 아침 언제쯤 드릴까요?”
구나윤은 지아가 보고서를 제출할 시간을 고민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짜증을 참으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당연히 내일 출근할 때 줘야지.”
‘흥, 역시 함정을 파놓고 있었어. 이건 얼버무리는 건 말장난을 하는 거잖아. 내일 출근할 때라고? 회사는 8시 출근하는데 그럼 그녀가 직접 8시에 줘야 할까 아니면 출근해서 편하게 완성해도 된다는 뜻인가?’
이 말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다. 내일 출근한 후 구나윤이 어떻게 말을 돌리는 것에 따라 이 뜻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렇지만 지아는 오늘 밤 자지 않고 보고서를 수정할 수 없다.
“사장님, 어느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지 알려주면 제가 지금 수정할게요. 내일 회의에 이 자료를 써야 하지만 완성하지 못하면 사장님의 업무를 방해하면 안 되잖아요? 제가 이미 왔으니 지금 수정하는 게 낫겠어요. 사장님도 이 보고서가 매우 급하다고 말씀했잖아요. 만약 내일 급한 일이라도 생긴다면 더 번거롭지 않을까요?”
지아는 구나윤이 무슨 말을 했는지 신경 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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