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1장
고연화가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렸다.
“내가 폭력을 행사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원칙적인 잘못을 해서겠지, 맞을 짓을 한 거고! 근데 진짜 그럴 땐 난 굳이 힘 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
허윤진이 영문을 모른 채 미간을 찌푸렸다.
“힘 뺄 필요가 없다뇨?”
“자유를 돌려주는 거지. 뭘 하든 알아서 하라 그러고 난 가면 되잖아.”
흠칫 놀라며 허윤진이 다시 되물었다.
“그 말은......오빠가 잘못이라도 하면 그냥 버리고 이혼하겠다는 거예요?”
고연화가 고개를 틀어 창밖의 파란 하늘을 내다봤다.
“응,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남자한테 쏟아부을 시간이 없거든 난.”
허윤진이 못마땅한 듯 입을 삐죽거렸다.
“우리 오빠랑 힘들게 결혼하고 겨우 할아버지 할머니한테도 인정 받았는데 그렇게 미련 없이 놓을 수 있다고요? 보통은 인내하는 쪽을 택할 텐데! 허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자리가 어디 그리 쉬운 것도 아니고!”
“넌 내가 아직도 사모님 자리 바라보고 너희 집안에 남아있는 것 같아? 내가 그게 모자랄 줄 알고?”
오늘이 되기 전까진 확실히 고연화가 그 자리를 지키려 애를 쓰려는 줄 알았다.
시골에서 고생하면서 자라 왔다는데 그런 사람에게 허씨 가문에 입성하는 건 곧 운명을 바꿀 일생일대의 기회일 테니까.
게다가 두 사람 사이가 각별하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사랑과 명예까지 같이 가지면 그게 더 일거양득 아니던가?
허나 오늘 알게 된 고연화는 그 끝을 알수 없을 정도로 수수께끼같은 사람이었다.
신월 그룹 윤혜영, 육호중과 친구인 것도 모자라 심상치 않은 신분의 두 사람이 공손하게 말 끝마다 보스라고 부르기까지......
어쩌면 고연화에게 신분과 금전, 명예는 남자에게 기대야만 가질수 있는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벌써 진작에 모든 걸 다 가지고도 티 내지 않은 채 검소하게 살고 있을 수도.
오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저 호감을 가지고 신경을 쓰고 있을 뿐 오빠라는 사람 자체를 빼곤 관심도 없다는 것......
허윤진이 입술을 꽈악 깨물고는 말했다.
“뭐 아무튼! 모자랄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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