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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장

덤덤하게 자리에 앉아 고연화가 싱긋 웃어보였다. “사모님, 왜 그렇게 흥분하시는 거죠? 전 아직 말도 안 했는데요.” 하선빈은 하늘이 무너져도 꿈쩍하지 않는 고연화의 모습에 더 화가 치밀었다. 방금 전 말로도 고연화는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으니 말이다. “고연화! 벌써부터 우쭐대지 마! 거기서도 얼마 못 있을 텐데 무슨! 겨우 시골에서 온 널 그 집에서 거들떠나 볼것 같아? 곧 허태윤도 싫증 나서 너 내던질 거라고!” 고연화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귀띔해 주셔서 감사하네요. 이젠 본론으로 들어가죠! 오늘 여기 온 이유는 아실 겁니다. 아이는 이젠 사모님에게 전혀 가치가 없을 테니 여기 묶어둘 바엔 차라리 제가 데려갈게요. 그럼 사모님도 편하시고 저도 좋고 일석이조잖아요?” 하선빈이 눈을 부릅뜨며 반박했다. “꿈 깨! 내 외손자야! 내 딸이 입양해 온 앤데 네가 뭔데 데려가?” “허태윤 씨가 법적 보호자니까요. 사모님, 강현월은 이젠 잡혀갔고 아이도 더이상 사모님껜 이용 가치가 없는 것 아닙니까?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왜 붙잡고 계시려는 거죠?” 하선빈이 콧방귀를 탁 뀌었다. “그래, 더이상 우리 둘한텐 가치도 없어. 그러는 고연화 넌? 내가 네 그 검은 속내를 모를 줄 알고? 얘 데려 가서 그 집 사람들한테 네가 얼마나 착하고 정의로운 사람인지 보여주려는거 아니야? 그 바람이라면 못 들어 주지! 겨우 너 따위 계집애가 뭘 어쩔 건데?” 이번엔 정 비서가 대신 나섰다. “사모님, 언행에 주의해 주시죠!” 하선빈은 더이상 숨길 필요도 없다고 여겼는지 오만하게 팔짱을 척 꼈다. “언행에 주의해요? 쟤가 무슨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겨우 시골에서 굴러 들어 온 주제에 거기가 어디라고 기어 올라! 감히 내 앞에서 위엄이라도 떨쳐 보시겠다? 어림도 없지!” “하......” 정 비서가 눈에 뵈는 것도 없이 무례하게 구는 하선빈에게 한 마디 더 하려는 찰나, 고연화가 그를 제지시켰다. 고연화는 애초에 하선빈의 비아냥 거리는 태도를 안중에도 두지 않은 모양이다. “어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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