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37장
고연화를 본 할머니가 흠칫 놀라며 물었다.
“연화야, 주방엔 왜 왔어? 친구들이랑 얘기하고 있지, 할머니가 다 되면 부를 텐데!”
“아니에요, 친구들은 디저트 먹고 있어요. 전 도와드릴거 없나 하고 와 본거고요..”
할머니가 연신 손을 내저었다.
“전혀 전혀! 사람이 이렇게나 많는데! 기름 냄새에 연기도 심하니까 여기 있지 말고 얼른 가 봐, 그러다 몸 망가질라!”
고연화가 눈꺼풀을 축 드리우며 자신의 배를 어루만졌다.
“할머니는 정말 제 배 속의 애를 중히 여기시는 거예요?”
그 말에 할머니가 진심을 가득 담아 대답했다.
“그렇다 마다, 이 할미 증손주인데 중히 여기지 않을 리가 있겠니?”
고연화가 무감하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그럼 출산 뒤엔 모체인 전 별 소용이 없어지겠네요?”
깜짝 놀란 할머니가 다급히 고연화의 작은 손을 덥석 잡았다.
“연화야 그게 무슨 소리야?”
고연화가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전 이 집에서 자유도 없고 그저 애 낳는 기계마냥 모든 사람들한테 감시받고만 있잖아요.”
“연화야, 너 애 가졌다는 거 안 뒤로 할머니도 경계심이 심해진 건 맞아. 근데 연화 임신 전에도 할머니는 늘 진심으로 대해줬잖니! 증손주를 보고 싶은 거지, 연화를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어!”
그럼에도 고연화의 표정은 여전히 밝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전 할머니가 변하신 것 같아요, 선생님도요......”
할머니가 속상해하며 고연화의 손을 더욱 꼬옥 움켜잡았다.
“태윤이가 요즘 바빠서 그래, 일 다 끝내고 오면 할머니가 집에서 연화 곁에 꼭 붙어 있으라고 할게.”
고연화가 자신의 손을 빼냈다.
“도와드릴거 없으면 나가 볼게요.”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우울감에 빠져있는 손주 며느리의 뒷모습을 보며 걱정이 앞선 할머니가 다시 고연화를 불러 세웠다.
“연화야.”
걸음을 멈춘 고연화가 고개를 돌렸다.
“네? 할머니 뭐 시키실 거라도 있으세요?”
자리에서 일어 난 할머니가 다가와 고연화의 작은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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