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9장
웅성웅성한 걸 보니 남자는 집에 있는 게 아닌 모양이다.
“저예요.”
고연화가 입을 열자 흠칫 놀라던 탁지훈은 이내 한층 업된 소리로 말했다.
“연화 씨? 세상에, 연화 씨가 먼저 연락해주는 날이 다 있네요?”
고연화는 쓸데없는 말 대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탁지훈 씨, 저 도와줄 수 있어요?”
“도와주면 난 뭘 얻는데요?”
그 말에 고연화가 미간을 찌푸리며 입꼬리를 들썩였다.
“도와줄 게 뭐냐고 먼저 물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탁지훈이 목소리를 한껏 낮추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건 중요하지 않죠!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만 준다면 나더러 죽으라고 해도 눈 한번 깜빡하지 않을 테니까.”
고연화가 경련을 일으키듯 입꼬리를 더욱 움찔거렸다.
백 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능글맞고 느끼한 남자는 육호중이 유일하다고 여겼건만 지금 보니 탁지훈이 육호중을 훨씬 앞질러 있다!
탁지훈이 더 기막힌 소리를 하기 전에 고연화는 곧바로 자신의 목적을 설명했다.
진지하게 듣던 탁지훈은 자신이 원하는 걸 제시했고 잠시 고민하던 고연화는 그 요구에 응한 뒤 바로 연락을 끊었다.
몇 마디라도 더 하려던 탁지훈은 매몰차게 끊어진 통화에 미련을 가득 품고 휴대폰을 들여다 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지훈, 누구랑 통화하냐?”
여택이 탁지훈의 어깨에 손을 턱 올려놓으며 물었다.
“어 아니야. 회사 직원이 뭘 좀 물어본다고 해서.”
여택은 별다른 의심없이 탁지훈의 목을 팔로 확 감았다.
“그럼 계속 마시자! 오늘 경배 저 놈 꽐라되게 만들자고!”
한편, 탁지훈과의 통화를 끝낸 고연화에게 또다른 낯선 번호로 연락이 걸려왔다.....
윤혜영의 휴대폰이니 함부로 받기가 싫었던 고연화가 거절 버튼을 눌렀지만 몇 초 지나지도 않아 다시 똑같은 번호로 연락이 걸려왔다.
그렇게 몇번이나 거절을 누른 고연화는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여섯번째엔 연락을 받았다.
“누나, 왜 내 연락 안 받아요?”
본인이 아니라고 말하려던 찰나, 귀에 익은 목소리에 고연화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쳇! 카톡도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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