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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5장

흠칫 놀라 고개를 드니 육호중이 싱글벙글 웃는 표정을 한 채 자리 잡고 있었다. 이게...... 이게 헛걸음 안 했다는 뜻이었나? 커피 한 잔을 주문한 육호중이 다시 능청스레 유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왜? 내 얼굴 보니까 너무 기뻐서 말도 안 나와?” 정신을 가다듬은 유영이 한심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육호중이 턱을 척 괴고는 씨익 웃어보였다. “흠, 텔레파시랄까?” “육호중 씨! 대체 왜 이러는 건데요!” 육호중이 짤막하게 대답했다. “좋아하니까.” 갑작스런 멘트에 얼굴이 빨개진 유영이 목청을 가다듬었다. “그런 장난은 하지 마세요!” “장난한 적 없어. 어제부터 줄곧 고백만 해왔는데 진지하게 안 들어준 건 너잖아.” 유영이 얼굴을 잔뜩 찡그렸다. “진지하게요? 제 앞에서 그렇게 말할 자격이나 있으세요? 부사장님은 진지하다는 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것 같네요!” 육호중이 기다란 속눈썹을 추욱 늘어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엔 몰랐는데 네가 알려줬잖아.” “......” 유영의 대답을 듣지 못하고서도 육호중은 머쓱해하긴 커녕 다정하게 물었다. “점심 뭐 먹을래? 다 먹고 너희 숙모 몫도 포장해주자!” 유영이 창가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점심 같이 먹겠다고 한 적 없는데요!” “오기까지 했는데! 너희 숙모 대신 먼저 맛 좀 본다고 생각하는 게 어때?” “......” 말은 또 왜 이렇게 청산유수인 건데! 거절할 명분이 없잖아 명분이! 어차피 숙모한테 포장해 줄 생각이었으니까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육호중이랑 점심이라도 먹자! 그럼에도 유영은 잊지 않고 거듭 강조하며 말했다. “식사는 같이 해드릴 수 있어요! 근데 남자친구 있으니까 그런 말들로 저 난감하게 하진 마세요!” 육호중이 아랑곳하지 않고 입꼬리를 더 들어올렸다. “그래! 근데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너한텐 난감한 소리 아닌가? 눈 한번 못 마주치는 걸 보면!” 아차, 들켰다! 속내를 들킬까 봐 어떻게든 눈을 피했던 건데! 맨 처음 봤을 때도 길게 뻗은 빠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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