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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장

“엥? 삼촌이 없다고요? 그럼 오빠는 왜 여기 있는데요?” “도련님이 사모님 모시라고 보내신 겁니다.” 유영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삼촌은 참 눈치도 없어! 지금 필요한 건 이런 게 아니라 숙모 곁에 있어주는 거라고요! 됐어요, 난 숙모 보러 들어갈래요!” 더는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유영은 쵸콜릿 박스를 들고 고연화의 방으로 향했다. 정지호가 한숨을 푹 내쉬며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도련님, 저녁에 사모님 보러 안 오십니까?] 몇 분 뒤, 허태윤에게서 답장이 왔다. [나 보고싶대?] [아, 아니요. 사모님은 아무 말씀도 안 하셨습니다.] 칼답이 왔지만 말투는 딱딱했다. [잘 지켜보기만 해.]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는 정지호다. [네!] 당사자는 꿈쩍도 안 하는데 정작 주변인들이 안달이니 참...... 그때, 유영이 쵸콜릿 박스를 들고 와 정지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자, 드세요!” “저요? 괜찮습니다 아가씨.” “괜찮긴요! 숙모가 주라고 한 거예요, 하루종일 문 앞에서 보초만 서느라 먹지도 쉬지도 못했는데 의자 가져와서 쉬면서 드시라고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유영은 의자 하나와 물 한 컵을 가지고 왔다. 정지호는 제법 감동을 받은 모양이다. 사모님 그렇게 무뚝뚝하게 구시더니 사실은 걱정해주고 계셨구나...... “숙모가 그러는데 삼촌 밑에서 착취 당하느라 고생이 많대요!” “......” 사실 우대를 잘 받고 있긴 하다, 도련님 성격이 워낙에 차갑고 말수가 적으신 것 뿐이지. 휴식도 못하게 하고 밥도 못 먹게 하신 게 아니라 다 스스로가 내린 결정인데. 유영이 건네준 빵과 물을 받아쥐고 정지호가 말했다. “사모님한테 대신 감사하다고 전해주십시오.” 유영도 안쓰러운 눈빛으로 정지호를 바라봤다. “드세요! 고생이 많긴 하시네요, 삼촌 일하는 거 딱 한번 본 적 있는데 너무 무서워서 도저히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그걸 오빠는 매일 봐야 하니까, 휴, 나였으면 진작에 때려 치웠다!” “......” 문득 뭔가가 생각난 유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맞다,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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