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8장
“뭐가 싫다는 거야?”
쌀쌀맞은 목소리 하나가 그들의 등 뒤에서 흘러나왔다.
다들 고개를 휙 돌렸을 땐, 허태윤이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는 게 보였다.
그 모습에 여택이 다급히 얼버무렸다.
“태윤아! 아니야 아무 것도! 연화 씨랑 농담한 거지!”
육경배가 여택을 흘겨보며 입을 열었다.
“너희 집 사모님 하긴 싫대, 한다고 해도 네 머리 꼭대기에서 놀겠다던데!”
허태윤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여택을 쏘아봤다.
입꼬리를 들썩인 여택은 육경배를 노려보며 자연스레 허태윤에게 자리를 내줬다.
“야, 경배야. 이러는 게 어딨어? 뒷말은 한 적도 없거든!”
육경배가 무감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한 적은 없지만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겠지.”
“잘났다 그래!”
고연화의 바로 옆자리를 내줬지만 허태윤은 결코 거기에 앉지 않은 채 조금 떨어진 소파에 자리 잡았다.
별다를 것 없는 행동이었지만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고 만다......
여택과 육경배가 서로를 마주봤다.
이때, 탁지훈이 싱긋 웃으며 고연화의 옆에 앉아 찬 쥬스를 도로 가져오더니 다정하게 말했다.
“찬 거 마시지 마요, 이따가 따뜻한 우유 가져오라고 할게요.”
고연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처음부터 끝까지 고연화는 허태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괜히 눈 한번 마주쳤다가 기분이라도 망칠까.
엄마 자화상을 찾으러 온 거지, 남정네들이랑 눈치게임하러 온 게 아닌데!
여택이 술잔을 건네주며 물었다.
“태윤아 왜 그래? 얼마만에 찾았는데 아직도 화해를 못 한 거야?”
허태윤은 대답 대신 여택과 술잔을 부딪힐 뿐이었다.
고연화는 살갗을 뚫을 듯한 눈빛에 불편해 죽을 지경이다......
결국 못 참겠던 고연화가 탁지훈에게 물었다.
“화장실이 어디에요?”
탁지훈이 웃으며 화장실 쪽을 가리켰다.
“저기 있는데 데려다 줄까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고연화가 천천히 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실 화장실에 가려는 건 핑계일 뿐이었다.
저 사람들이랑 누가 같이 있고 싶어 해!
이젠 엄마 자화상 어디 있는지 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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