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0장
“쳇! 고연화잖아! 누나라고 해도 이런 일엔 관여할 자격 없어요!”
“관여할 생각은 없는데 난 혜영이 친정댁 식구와도 마찬가지야. 내가 반대하면 둘은 가망 없는 거라고!”
그 말에 강찬양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누나! 누나 이러지 마......”
윤혜영이 보스라고 부르는 걸 보면 고연화의 말엔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게 뻔한데!
게다가 이젠 형까지 고연화 말이라면 토 한번 못 달고!
형이 두 사람 사이를 반대하면 고연화가 대신 나서서 도와줄 거라 여겼거늘!
고연화가 느긋하게 한 쪽 손을 내밀었다.
“휴지 한 장.”
강찬양이 후다닥 달려가 휴지 한 장을 공손히 고연화에게 건네줬다.
토스트까지 야무지게 먹어치운 고연화가 입가를 닦으며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강찬양이 그 뒤를 따라 나섰다.
“누나! 어디 가는데요!”
“정원 가서 산책 하게.”
“그럼 혜영 누나 일은......”
고연화가 하품을 쩌억 했다.
“네가 하는 거 봐서.”
강찬양이 진지한 얼굴을 하고 굳건하게 대답했다.
“잘 할게요! 밖에 햇빛 세니까 양산 가져다 줄게요 누나!”
양산을 가지러 달려간 강찬양을 뒤로 하고 고연화는 홀로 정원에 나왔다.
친부 강명훈이 손수 가꾼, 꽃바다를 연상시키던 정원은 아쉽게도 개화시기가 지났는지 꽃송이가 전부 시들어 있었다.
엄마가 가장 좋아했다던 ‘만월’이라는 꽃을 보지 못하니 실망감이 몰려왔다.
한숨을 푹 쉬고 앞으로 걸어가다 보니 그네 하나가 눈에 띄었다.
흔들거리는 그네 위에 앉아 나른하게 힘을 풀고 있던 찰나......
휴대폰 알림 소리가 울렸다.
또 허태윤이다.
[회의 끝났는데 아침은 뭐 먹었어?]
이 찬란한 아침 햇살을 머금은 정원에서 사기꾼이 보내온 문자를 읽어야 한다니, 눈꼴 사납기 그지 없다.
그대로 무시한 채 다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려는 순간, 또다시 알림이 울렸다.
[답장 안 하면 그림 태운다.]
고연화가 이를 바득바득 갈며 할 수 없이 답장을 보냈다.
[계란 후라이, 토스트, 베이컨, 브로콜리, 견과류에 우유 한 잔!]
불과 몇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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