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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7장

레스토랑 룸으로 들어온 고연화는 벌써 안에 자리잡고 있는 허태윤을 보더니 단번에 인상을 확 찌푸렸다...... “이 사람이 왜 여기 있어요?” 고연화가 미리 알려주지 않은 걸 원망하며 강준영을 불쾌하게 쳐다봤다. 동생이 화를 낼거라는 걸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던 강준영이 침착하게 말했다. “허태윤이 대접한대. 연화야, 태윤이 곧 출국하니까 배웅도 할 겸 저녁이라도 먹자.” 그 말에 잔잔하던 고연화의 마음속에 파도가 철썩 일었다. 또 출국을 한다고? “선생님은 하루가 멀다 하게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뭐하러 새삼스레 이런 자리를 마련하세요? 보아하니 이번엔 영영 안 돌아올 생각이신가 보네?” 꽉 막혀 답답한 속 때문인지 고연화는 평소보다도 더욱 가시 박힌 말을 늘어놨다. 허태윤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고연화에게 의자를 빼줬다. “내가 안 오길 바래?” “하, 내가 선생님 출국 스케줄까지 신경 써야 돼요?” 허태윤은 급히 얘기를 꺼내는 대신 턱을 까딱거렸다. “일단 앉아.” 고연화는 사양하지 않은 채 뚜벅뚜벅 자리에 앉았고 이때 강찬양이 다가와 물었다. “태윤이 형, 어디 가는데? 언제면 돌아와?” “미국. 별일 없으면 3일이면 올 거야.” 고연화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없이 테이블에 놓인 레몬물을 홀짝거렸다. 허태윤은 다시 강준영과 강찬양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보내고 나서야 고연화의 곁에 있는 의자에 자리 잡았다. 셋이 한창 주문을 하고 있을 때도, 주문한 음식이 다 올라왔을때도 고연화는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허태윤이 닭고기 한 점을 고연화의 접시에 놔주며 물었다. “무슨 생각해? 왜 말이 없어?” 젓가락도 움직이지 않고 있던 고연화가 갑자기 고개를 탁 들어 허태윤을 째려보더니 삭히고 삭힌 질문을 내뱉었다. “미국은 또 왜 가는데요?” 흠칫 놀란 허태윤이 솔직하게 답했다. “너 기분 나쁘게 하는 일들 속전속결로 해결하고 오려고.” 고연화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하필 이때 가야겠냐고.” “하루빨리 해결했으면 하는 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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