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4장
허나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
막 시동을 걸고 멀어지는 검정색 SUV를 제외하곤......
한참동안 굳어있던 얼굴이 풀리며 고연화는 다시금 다정한 표정으로 아들에게 말했다.
“아무튼 다음엔 절대 이러면 안 돼, 다신 혼자 도망가 버리면 안 된다고. 엄마가 걱정하니까 알겠지?”
우빈이는 홀리기라도 한듯 멀뚱멀뚱 고연화를 쳐다봤다.
다정하고도 따뜻한 모습을 한 채 나긋나긋 말하는 걸 듣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경계심이 사라졌던 거다.
소피아라고 불리던 ‘엄마’와는 사뭇 다르다.
그 ‘엄마’는 무슨 말을 하든, 무슨 행동을 하든 다 싫기만 했는데.
고연화가 아들을 품에 쏙 끌어안고 연신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
“시원이 아이언맨 좋아하지? 뚝 그치면 엄마가 시원이랑 형한테 아이언맨 장난감 많이많이 사줄게 응?”
분명 제 이름이 시원이가 아님을 알면서도 우빈이는 고연화의 다독임에 홀랑 넘어가 고개를 끄덕이며 어깨에 폭 기댔다.
“응!”
다시 화해한 엄마와 아들의 모습에 모두들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어쩐 일인지 인상을 잔뜩 구긴 다은이만 빼고......
......
킹스 호텔.
호텔로 돌아왔을 때, 시원이는 벌써 남자의 품에 안겨 곤히 잠이 든 뒤였다,
안방으로 들어온 소피아가 손을 뻗어 잠에 든 아이를 침대에 옮겨주려고 했다.
허나 아이는 손이 닿을땐 잠결에 떼를 쓰는가 싶더니 소피아가 손을 떼자 또다시 울음을 뚝 그치길 몇 번이고 반복했다......
번번이 실패한 소피아가 성가신 듯 미간을 찌푸렸다.
“얘가 진짜, 자면서도 말을 안 듣네?”
남자가 새근새근 잠에 든 아들을 내려다보며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을 하고 말했다.
“됐어, 우빈이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당신도 쉬어!”
어릴 때부터 줄곧 키워줬음에도 곁 한번 내주지 않는 아이의 모습에 소피아가 투덜거렸다.
“준협 씨, 우빈이 어딘가 좀 달라 보이지 않아?”
남자는 아직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차에서 편히 못 자서 떼 쓰는 거겠지. 알잖아, 우빈이 어릴 때부터 잠결에 성깔 부리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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