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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5장

문득 소피아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어딘가 다르지 않냐던 그 말...... 실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아들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봤지만 딱히 다른점을 찾을 순 없었다...... 그때, 밑도 끝도 없이 오늘 공원에서 본 여자애의 얼굴이 뇌리를 탁 스쳤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게다가 웬 남자와 둘이 나란히 서서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에 이루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무거워 났었다...... 대체 누굴까? 어디에서 만난 적이라도 있는 걸까? ...... 허씨 집안. 저녁식사 시간에 딱 맞춰 집에 도착한 그들이다. 할머니가 버선발로 마중 나왔을 때, 고연화와 허윤진이 아이 셋과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서명진은 벌써 학교로 돌아간 뒤였다.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는 그 와중에도 손주들을 안아보고 싶었는지 제일 가벼운 다은이를 들어 안았다. “다은아, 오늘 재밌게 놀았니?” 다은이가 할머니의 목을 감싸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재밌게 놀았어 할머니! 할머니가 해준 김밥 짱! 엄마 오빠 다은이 다 맛있게 먹었어!” 어쩜 예쁜 말만 골라하는 증손녀 덕에 할머니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래? 그럼 매일마다 우리 다은이한테 맛있는 거 해줘야겠네!” “좋아좋아! 근데 할머니, 오늘 시원 오빠는 기분 별로일 걸! 혼자 도망갔다가 엄마한테 혼 났거든!” 방금까지 인자하던 할머니의 미간에 순식간에 주름이 잡혔다. “뭐? 시원이가 혼자 도망을 가?” “응 할머니! 할머니가 시원 오빠 따끔하게 혼내줘! 엄마 오늘 오빠 때문에 화 나서 울뻔 했다니까!” 할머니가 허리를 숙여 증손녀를 내려놓고 증손자에게로 손을 뻗으려 하자 ‘시원이’는 낯선 사람이라도 본양 고연화의 뒤에 쏙 숨어 버렸다. 아이의 행동에 상처 받은 할머니가 물었다. “시원이 왜 그래? 할머니 손길도 피하고? 할머니가 무슨 일인지 물으려고 그러는 거잖아! 우리 시원이 혼낼 생각 없으니까 이리 온!” 그럼에도 ‘시원이’는 고연화의 다리를 꽉 붙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 시원이가 아니면서도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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