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2장
“그 그림은 어쩌다 알게 된 거예요?”
“친구 집 갔다가 우연히 봤어. 물감이 채 굳지도 않은 상태로 말이야.”
고연화가 미간에 힘을 꽈악 줬다.
“그게 청하 본인 그림이라고 여기는 거고요?”
강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화풍이나 필체는 따라할 수 있어도 엄마가 가진 사소한 습관은 아무도 모르거든.”
엄마에 대한 기억이 흐릿했던 고연화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강준영을 바라봤다.
“그게 뭔데요?”
“엄만 그림 그릴 땐 모범 자세를 줄곧 유지하시다가도 일단 친필 사인할 때면 힘을 풀고 손바닥을 종이에 대는 바람에 매번 물감이 손에 묻곤 하시지. 그래서 늘 C자 모양의 흔적을 남기시거든.
그게 엄마한텐 은근히 스트레스였나 봐, 조심조심 흔적을 지우고 나서도 다음엔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셔.
이번에 산 그림엔 새끼 손가락에 묻은 물감이 그대로 남겨져 있더라, 아마 즉석에 그리신 거라 굳이 흔적을 지우질 않으셨나 봐.”
그때, 조수석에 있던 성훈이 액자로 잘 고정된 A4용지 크기의 작품을 고연화에게 들이밀었다.
“보십시오 아가씨!”
역시나 강준영의 말대로 친필 사인 옆엔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 흔적은 새끼 손가락의 자잘한 주름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청하가 살아있다는 건 곧 엄마가 살아있다는 건데!
몇 해가 흘러 드디어 엄마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유력한 증거를 손에 쥐었다......
고연화가 빨개진 눈시울로 강준영을 빤히 쳐다봤다.
“친구 분은 어떻게 이걸 갖고 계셨대요? 물감이 완전히 마르지도 않았다는데? 청하를 아시는 거예요?”
“미술 선생님이 괴외하러 오셨다가 즉석에서 그려주신 거래. 내가 갔을 땐 과외가 끝난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고.”
고연화가 다급하게 질문을 이어갔다.
“그럼 친구 분더러 미술 선생님 만나게 해달라는 얘긴 안 해봤어요?”
“당연히 해봤지, 근데 만나진 못했어. 그 분이 다른 제자 데리고 멀리 실전 수업하러 가셨다 하더라고. 언제 돌아오실진 모르는데 오시면 내 친구가 바로 연락하기로 했어.”
고연화가 처음으로 강준영의 손을 덥석 잡아쥐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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