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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6장

고연화가 방으로 들어간 걸 본 뒤에야 남자는 서서히 시선을 뗐다. 이내 아들과 똑닮은 아이를 바라보니 마치 방금 전 그 여자에게 들통날까 무서워하는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남자가 커다란 손으로 시원이의 머리를 쓰다 듬으며 말했다. “들어가자 이젠.” 정신을 차린 시원이가 남자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고연화가 나간지 얼마 되지도 않아 들어온 두 사람을 보며 소피아는 걱정이 앞섰다. 고연화를 봤던 걸까? “준협 씨, 뭐했길래 이렇게 늦었어?” 소피아가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운 억지미소를 지어보였다. 윤준협은 평소와 다를바 없는 덤덤한 모습으로 말했다. “우빈이가 배 아프대서. 방금은 누구 왔다간 거야?” 마치 처음 보는 사람에게 순수한 호기심을 품은 듯 남자가 자연스레 물었다. “몰라! 방 잘못 들어온 이상한 여자더라고!” 소피아는 최대한 자연스레 답하면서도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남자의 표정을 빤히 쳐다봤다. 고연화를 봤구나...... 허나 딱히 별다른 감정을 느끼진 못한 모양이다. 남자가 관심도 없는 듯 고개를 끄덕였음에도 소피아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지 떠보듯 물었다. “준협 씨, 그 여자 봤어? 예쁘지? 그 여자도 준협 씨 봤고?” 윤준협이 별 흥미도 없는 무감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 “아니, 뒷모습만 봤는데. 예뻐? 얼마나 예쁜데 그래?” 전혀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소피아도 그제야 조금 마음이 놓이는 듯 싶었다. 생각해 보니 반대방향으로 나갔으면 아마 준협 씨를 보진 못했을 거다. 아니면 고연화 성격에 당장에서 가로막고 허태윤 아니냐며 따져 물었겠지...... 안 되겠다, 국내 업무들까지 속전속결로 해결하고 얼른 여길 떠야지! 이따가 경매 끝나면 두고 보자더니 그때 마주치면 끝장이다! 소피아는 더는 오래 머무르는 건 무리라 여겼는지 웃으며 말했다. “준협 씨, 아빠가 만족스러워 할 가격에 부지 매각했어! 여긴 더는 볼 일 없으니까 가자 우리!” 남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빈아, 호텔 가자!” 소피아가 허리를 숙여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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