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3장
‘시원이’는 입맛이 없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불안한 표정으로 고연화를 쳐다봤다.
“엄마, 오늘 병원 가서 주사 맞는 거야?”
흠칫 놀라던 고연화가 웃어보였다.
“아니, 의사 삼촌이랑 얘기하러 가는 거야. 그러니까 얼른 아침 먹자.”
‘시원이’는 그제야 샌드위치를 받아들고는 한 입을 살짝 베어물었다.
유영이 곁에서 툴툴댔다.
“숙모, 오늘은 숙모한테 친구 소개해 주는 거지. 시원이랑 무슨 얘기를 해요?”
“정신과 의사라며? 이 참에 시원이 상담 좀 받으려는데 안 돼?”
유영은 할 수 없이 샌드위치 한 입을 베어 물고는 말했다.
“안 될 거야 없는데......그래요! 어차피 다 같이 가서 얘기할 거니까요 뭐!”
유영의 말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아들을 내려다보는 고연화의 눈빛이 영 복잡하다......
그날 자신의 또 다른 아이를 봤었다.
시원이와 똑닮은, 자는 자세마저 닮은 아이를 말이다.
그때 당장이라도 아이를 안고 가버리고 싶었지만 창문으로 건너온 터라 위험할 수도 있고 아이를 놀래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실행에 옮기진 않았었다.
삼남매 중 첫째가 그 아이였다니......
그동안 그 남자 곁에서 잘 지냈으려나?
30여분 뒤, 차는 한 저택 앞에 멈춰섰다.
“여기에요 숙모!”
후다닥 내린 유영은 바로 고연화 쪽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줬다......
‘시원이’를 안고 차에서 내린 고연화가 주위를 슥 둘러봤다.
꽤나 고즈넉하고 괜찮아 보인다.
“가요 숙모, 친구한테 데려다 줄게요!”
유영이 저택 대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들을 마중 나온 도우미는 위에 다른 친구 분이 계시니 일단 거실에서 기다리라는 말을 남겼다.
아이를 안고 거실에 자리잡은 고연화가 주위 인테리어를 사악 살폈다.
거실엔 없을 게 없는 것이 상담실이 아니라 고급진 거주지 느낌을 물씬 풍겼다.
잠시 후, 아래로 내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드니 웬 우아한 걸음걸이의 남자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유영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우스갯소리를 건넸다.
“선생님,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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