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4장
하이힐을 신고 있는 서수연은 오늘따라 상당히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었다.
평소 제 잘난 멋에 살던 임지혜마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칠 정도다.
서수연이 먼저 다가가 싱긋 웃어보였다.
“임지혜 씨가 이런 데엔 어쩐 일로? 오전에 촬영 일정 꽉 찼다더니요?”
서수연은 임지혜의 당황한 기색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 사람마냥 굴었다.
임지혜가 머리를 뒤로 쓸어넘겼다.
“그......그냥 지나가는 길에 마침 보이길래 들렀어요. 모르잖아요, 이제 맡게 될 배역에 도움이 될지.”
“무슨 일이길래 마침 경찰서를 지나가요? 혹시 누구 면회하러 왔어요?”
서수연이 임지혜가 혐오하는 태연하고도 여유로운 미소로 일관할 수록 임지혜는 몰래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배우로서 연기에 영감 얻으려고 참관차 온 건데 문제 있어요? 그러는 서수연 씨는 왜 여기 있는데요?”
그래, 서수연한테 들키면 또 어때서?
사사건건 다 말해줘야 되나?
제까짓 신인 배우가 뭐라도 된다고?
“난 지혜 씨처럼 한가한 게 아니라 진짜 일이 있어서 온 거예요. 우리 언니가 글쎄 한 순간의 충동으로 실수를 했지 뭐예요. 동생인 내가 와서 조언이라도 해줘야죠.”
“그래요? 그럼 언니 보러 가요. 난 스케줄 꽉 차서 가볼게요.”
서수연이 선글라스를 끼고 일부러 자리를 뜨려는 임지혜의 뒤통수에 대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하는 말이지만 이젠 여우 주연상 자리에까지 올랐으니 그 자릴 소중히 여기세요. 주워 담을 수 있는 일이 있는가 하면 변함없는 일도 있잖아요, 남이 모르게 하려거든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아야겠죠.”
임지혜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이 여자가 지금 협박을?
그 말 속에 숨겨진 경고의 뜻을 어찌 모를까.
다만 서수연이 대체 증거를 찾은 건지, 심증만 가지고 떠보는 건진 모르겠다.
아랫입술을 꽉 깨문 임지혜는 못 들은 척 부랴부랴 자리를 떴다.
고개도 못 돌리는 그 뒷모습을 보며 서수연의 눈가가 어두워진다.
임지혜의 심기를 건드린 적은 없다 여기지만 어쩌면 강준영의 와이프라는 신분 자체가 미움을 샀는지도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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