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22장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더 이상 준영이 건들지 않겠다 약속했었지?
그럼 말한 대로 하길 바란다.”
유가영을 밀친 할머니가 자리를 뜨려 할 때였다.
“어디 가요?”
연세 지긋한 할머니가 무슨 수로 젊은 유가영의 속도를 이길까.
중심을 잃어 비틀거리는 사이, 끌어당겨진 팔에서 통증이 전해졌다. 순간 삐끗한 모양인데.
“욕심이 끝도 없니 넌? 여기 내 집이야, 어딜 가든 내 마음이지.
한낱 손님 따위가 어디 위엄을 떨치려고, 내가 준영이 부르는 게 무섭지도 않아?”
어차피 엎질러진 물, 어디 불러보라지. 구석이라 인적도 없는데.
가끔 으리으리한 저택은 이게 문제다.
지나치게 커서 무슨 일이 생겨도 즉시 발견할 사람이 없으니까.
“부를 자신 있으면 마음껏 부르세요, 뭐 하러 입 아프게 말로 해요?
전 안중에도 없던 거 아니었어요?
이제 와서 왜 말 섞으려고 하지.”
눈에 거슬리던 노인네가 쩔쩔 매는 모습을 보니 통쾌함이 몰려왔다.
방금 그 말을 듣고 겁이라도 먹은 건가?
죽는 건 또 무서운가 보네.
“뭘 어쩌자는 거지?”
미친 여자와는 엮이고도 싶지 않다.
더군다나 돌이키지 못할 짓이라도 할까 봐 겁이 나는 것도 맞다.
유가영의 목숨은 별게 아니래도, 할머니는 정반대다.
아직 손자와 손주 며느리가 증손주 안겨주길 기다려야 하는데.
하찮은 유가영에게 제 목숨을 바칠 가치는 없다.
“어쩌자는 게 아니라 평소에 제가 할머니라 불렀는데 대꾸도 안 했잖아요.
지금 차라리 사과하는 게 어때요?
진심을 담은 사과 말이에요, 틀렸다고 말해요, 강준영이랑 어울리는 건 나라고 말하라고!”
할머니의 얼굴에서 조롱이 배어 나왔다.
“내가 말하면 뭐가 달라지니? 준영이가 사랑하는 게 수연이라는 사실이 변한다고 생각해?
나도, 준영이도 벌써 몇 번이나 얘기해 줬는데 왜 넌 아직도 모르지?
내가 막아서서가 아니라 준영이가 널 사랑하지 않아서야!
너한테 이성으로서의 감정 하나 없으니까 너희들은 안돼.”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유가영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한평생 되도 않을 관계에 집착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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