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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0장

덩그러니 남겨진 유가영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김이월이 방문을 열고 나올 때까지. “......거기 서서 뭐 해? 깜짝이야.” 물끄러미 쳐다보는데도 유가영은 여전히 말이 없다. “뭐래.” 방으로 돌아가려는 그녀를 김이월이 가로막았다. “강준영이 물어봤던 그 일 말이야, 네가 한 거야?” 김이월의 생각이 어떤지 신경도 쓰지 않은 유가영이 여자의 손을 뿌리쳤다. “미친 거 아니야. 남 얘기 엿는 게 취미냐?” “네 언니까지 죽여놓고 어디서 큰소리야! 강준영 나간 지 얼마 안 됐어, 네가 네 언니 죽였다는 거 알면 그 사람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네.” 김이월의 입가에 흥미로운 미소가 걸렸다. 그녀 역시 유가영에게 그리 큰 불만을 품은 건 아니다. 그저 늘 을의 위치에만 있다가 겨우 전세 역전할 만한 약점을 잡은 이 기분을 만끽하고 있을 뿐이다. 예상과 달리 유가영은 곧장 김이월의 뺨을 때렸다. “언급하지 말라고 경고했을 텐데 왜 말을 안 듣지. 내가 넌 못 건드릴 줄 알아?” “아——으악——” 김이월의 머리채를 잡아 주방으로 질질 끌고 간 유가영이 날카로운 칼 한 자루를 그녀의 목덜미에 가져갔다. “너 말 끝마다 내가 우리 언니 죽였다고 했지? 그럼 너도 이 칼 맛 한번 봐! 김이월, 내가 그때 그 일 감쪽같이 해냈으면 지금 너도 말끔히 없앨 수 있다는 걸 알아야지. 넌 어차피 부모도 없고 해외 생활도 오래 했잖아. 김이월이라는 여자가 사라졌는지 누가 알기나 하겠어?” 유가영의 얼굴에 드러난 고약한 웃음에 김이월은 겁에 질려 부르르 떨었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가영아! 다 내 탓이야, 이거 가지고 너한테 농담하는 게 아닌데. 폭로하려는 뜻은 아니었어, 내 입이 방정이라 그래. 나 죽이면 네가 뒤처리도 해야 되잖아. 강준영이 너 의심하는데 그렇게는 안 할 거지?” 김이월이 강준영에게 폭로하진 않겠다 말했지만 누굴 믿는 법이 없었던 유가영은 여자를 방에 가두기로 마음먹는다. 방으로 끌려가는 와중에도 김이월은 손이야 발이야 싹싹 빌었다. “가영아, 나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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