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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8장

“가영이 제일 예민하고 약할 때 왜 그런 말로 상처를 줘? 진짜 아빠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잖아, 가영이는 그냥 괴로웠을 뿐이야. 언니인 나도 아무 말 안 하는데 아빠는 더 포용해 줘야지.” 유진철이 철들고 똑부러진 큰딸의 손을 다독였다. “다 아빠 탓이다, 아빠가 네 동생 제대로 못 가르치고 너까지 말려들게 했어. 이번엔 마음 굳혔으니까 더는 나 설득시키려 하지 마. 가영이는 우리 때문에 멋대로 자랐어, 그래서 저런 사고까지 치는 거야. 고생 좀 하게 해야 그동안 제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알지.” “아빠는 걱정도 안돼? 가영이 여자애야, 분명 친구들 찾아갈 거라고. 일진 무리 마음 안 놓인다고 아빠도 그랬잖아. 걔네가 가영이 이상한 데로 끌고 가면 어떡해? 아빠는 몸도 안 좋으니까 안에서 쉬어, 내가 내 친구 불러서 같이 찾아볼게.” 그래도 딸의 안위가 걱정되는 게 아빠의 마음이었다. 유진철은 한참 만에야 운을 뗐다. “그럼 친구들 몇 명 더 불러. 인영이 너도 마찬가지다, 절대 위험한 곳엔 혼자 발도 들이지 마 알겠지? 아빠도 집에서 쉬다가 괜찮아지면 같이 찾으러 나갈게.” 걱정 말라며 아빠의 손등을 다독인 유인영은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만 그들의 예상과 달리, 유가영은 학교에서 어울린 일진 친구들에게 찾아간 게 아니었다. 유가영에게도 나름의 생각이라는 게 있었던 것. 담배와 술에 찌들어 있는 거 빼고 그들에겐 별다른 인생 목표 같은 게 없다. 일진들과 어울렸다가 인생 망치는 건 한순간이다, 그저 임시방편이나 다름없다. 유가영이 삐딱하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결국 가족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고 싶었을 뿐이다. 아빠한테 속 시원하게 고함을 지르고 싶었다. 그렇게 노력을 안 한다고 핀잔을 주더니, 일진들이랑 어울리는 거야말로 진짜 다 내려놓는 게 아닌가. 다만 뺨을 맞을 줄은 전혀 몰랐다. 결국 아빠 눈엔 야무지고 얌전한 큰딸밖에 없겠지, 그럼 유가영은 대체 뭐지? 부어오른 한쪽 뺨을 이끌고 유가영은 정처 없이 길을 거닐었다. 어려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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