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4장
유진철의 두 손은 마지못해 묶은 듯 줄로 대충 휘감아져있었다. 그를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였다.
정신을 차렸을 땐, 대화 소리와 히죽거리는 웃음 소리가 이따금씩 들려왔다.
“돈 많은 것들은 우리가 바보인 줄 아나 봐요. 역시 대단하십니다 형님, 미끼만 던졌는데 돈 들고 여기까지 찾아오네.”
낮게 깔린 음성의 남자가 픽 웃음을 흘렸다.
유진철은 차 안에 있는 사람의 수를 알아내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였다.
그들에게 잡혀가면 차라리 그 틈에 두 아이들을 구하려는 게 유진철의 계획이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덤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원이 적다면 해볼 만해도 그 반대라면 잠자코 경찰 지원을 기다릴 수밖에.
“그 미련한 것들, 분명 신고부터 했을 거야.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지.
아직도 모르겠어? 그것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게 섣불리 움직였다가 들통나는 거잖아, 그러니까 첫 번째 조건은 분명 들어줄 거야.
하, 이렇게 순조로울 줄 알았으면 더 달라고 하는 건데. 그럼 나눠서 팍팍 쓰면 될걸!”
그나마 차분해 보이는 남자 역시도 경찰들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역시 저희 생각 해주시는 건 형님 뿐입니다, 형님만 따르면 별 걱정 없죠 저희는.”
경찰들을 만만하게 보는 걸 보니 역시나 그들은 수감 생활을 해본 전과자가 틀림없다.
유진철이 미간을 바짝 좁혔다, 이젠 계획대로 빠져나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어찌 됐든 그런 상황이 와도 딸만 무사히 도망친다면 문제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고 있을 때, 납치범 중 하나가 깨어난 유진철을 보게 된다.
“어이 아저씨, 내가 바보로 보여? 눈을 아주 질끈 감고 계시네——”
그가 자비없이 복부를 가격했다.
유진철이 앓는 소리를 내니 그제야 앞에 있던 우두머리가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너구리, 누군지 물어봐. 저런 약해빠진 게 설마 형사는 아니겠지?”
“예예.”
너구리라 불리던 남자는 유진철에게 대답할 틈조차 주지 않은 채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이나 이어진 구타 끝에야 그가 바닥에 엎드린 유진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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