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3장
“병원에 너희들만 있는 거 아니니까 조용히 하자.”
유인영이 습관적으로 간호사에게 사과를 건네며 유가영을 막아섰다.
예상외로 유가영은 언니를 팍 밀쳐낸 뒤 밖으로 뛰쳐나가 옥상에서 와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나한테 왜 이래 진짜?
왜 내가 싫어하는 언니를 주는 거냐고! 난 필요 없어! 그냥 데려가면 안되나? 그럼 내가 외동딸로 살면 되지!”
고함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번쩍 울렸다.
예고도 없이 쏟아지는 장대비에도 유가영은 피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벌써 은연중에 결심도 내렸다.
하늘이 뜻을 이뤄주지 않는다면 제 손으로 직접 하면 되지, 어차피 인생은 제게 달려있는 게 아닌가.
남은 세월, 더 이상 다른 누군가의 그림자 아래에 갇혀 지내긴 싫다.
유인영이 있는 한 강준영이 제게 눈길 한번 줄까?
답은 뻔하지만 어떻게든 이 결말을 뒤집을 생각이다.
뒤쫓던 유인영은 아빠가 마음에 놓이지 않아 결국 멈춰 섰다.
그녀가 이마를 짚고 신세를 한탄했다.
“고마워 강준영! 근데 이건 우리 일이야, 네가 끼어들면 더 복잡해질지도 몰라.”
강준영의 말투가 담담하다.
“네가 동생 내버려 두기만 해서 그래. 분명 네 잘못도 아닌데 다 네 탓으로 돌리잖아, 이게 얼마나 불공평한지 모르겠어?”
유인영이 입을 꾹 다물었다, 그걸 모를 리가.
그렇다 해도 결국 이건 그들 자매 사이의 일이다.
“내 동생이잖아......”
원수 보듯 쏘아보던 유가영의 눈빛이 어디 동생이 언니를 보는 눈빛이라고.
“됐어, 그만 얘기하고 앉아서 아저씨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
강준영의 말에 그제야 유인영은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직 해야 할 말이 수도 없이 많다며 스스로를 일깨웠거늘, 정작 의자에 앉으니 가라앉을 듯한 피곤이 덮쳐왔다.
가능하면 이대로 잠들고 싶을 정도로.
그 와중에도 수술실 앞의 빨간 글자는, 어쩌면 아빠가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는 듯했다.
눈물마저 메마른 유인영은 머리를 벽에 기댄 채 아빠가 무사히 나오기만을 기도했다.
역시 강준영의 예측대로 유가영은 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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