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5장
의사는 간호사에게 유가영을 맡기고는 홀연히 자리를 떴다.
가슴이 미어지는 와중에도 유인영은 온 힘을 다해 유가영을 끌어당기려 했다.
그러다 둘은 동시에 바닥에 주저앉고 마는데.
“유인영, 유인영......”
“으아아악——
빨리 말해, 이거 다 거짓말이지? 저 사람들이 나 속이는 거야, 그런 걸 거야. 아침까지 멀쩡하던 아빠가 식물인간이라니, 거짓말이지 맞지?
말 좀 해보라고!”
유가영에게 사정없이 흔들리면서도 유인영은 눈물만 떨굴 뿐이었다.
스스로도 감당하기 힘든 현실을 가영이더러 받아들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심기를 자주 건드린다 해도 동생이 아빠를 사랑한다는 걸 안다, 매번 잔꾀를 부리는 것 역시 아빠의 시선을 끌기 위함이라는 걸.
그저 장난기 심한 아이었을 뿐이다.
그러니 아빠의 비보에 분명 가슴 아파하고 있을 거다.
유인영이 죄책감에 빠져 고개를 떨궜다. 이젠 저 때문에 아빠가 이렇게 됐다는 확신이 들어서였다.
발버둥 치는 유가영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이제 남은 가족이라곤 동생이 유일하다.
주먹을 말아 쥔 강준영은 지금의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그는 지금 바깥 사람이자, 울지 말라며 위로할 자격이 제일 없는 사람이다.
“정말 미안해......”
두 자매의 울음 소리에 묻힌 강준영의 사과는 결국 그 누구의 응답도 받지 못했다.
아빠가 식물인간이 된 뒤에도 해야 할 일이 이리 많을 줄은 몰랐다.
또한 그날부터 유인영은 웃음을 잃고 만다.
강준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곁에 있어주며 그들의 아버지를 VIP 병실에 옮겨주는가 하면 전문 간병인까지 고용해 줬다.
이건 결국 그가 빚진 거나 다름없다.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아빠를 볼 때마다 유인영은 한바탕 눈물을 쏟았다.
반면 유가영은 쌀쌀맞은 표정으로만 일관했다.
그날부터 더 이상 언니와는 말 한마디 섞지도 않았다.
원망도, 증오도 해봤지만 결국 하늘은 잔인하게 아빠를 데려갔다.
동시에 마음을 굳히기도 했다, 하늘이 돕지 않는다면 제 손으로 해결하겠다고.
아빠의 간병까지 맡기고 나니 둘은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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