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89장
“서비스업 종사자들이라 한 해에 이상한 손님들 몇 분씩 만나거든요, 그래서 이젠 익숙합니다. 저한테 메이크업 받기 싫으면 샵에서 나가 주시죠, 절 기다리는 다른 손님들도 계셔서요.
사모님이 성의를 짓밟히시려고 두 분 안으로 들인 건 아니실 텐데요.”
내내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는 실장의 모습에 선득함을 느낀 화연이 예린의 손등을 찰싹 때렸다.
“여기가 집이야? 네 멋대로 굴지 마.”
이윽고 그녀는 다시 실장에게 고개를 틀어 웃음을 지었다.
“죄송해요, 저희 딸이 곱게 자라서 성격이 좀 별로거든요. 마음에 담아 두진 마세요.
저녁에 있을 연회 때문에 예쁘게 꾸미고 싶었나 봐요, 거기다 현도 씨가 유명하다는 소문까지 듣고 그 분한테서 메이크업 받으러 했겠죠. 당연히 저희도 실장님 믿어요! 사모님 담당이시잖아요, 분명 실력이 충분하니까 사모님 옆에 남았겠죠.”
예린은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엄마 뒤에 서 있었다.
하긴, 방금 그렇게 말한 건 사모님 체면을 깎은 거나 다름없었지.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이 여자한테 메이크업을 맡겨야겠다.
안타깝다, 나예린은 주제 파악도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제가 무슨 자격으로 현도의 메이크업을 받는다고.
현도의 샵에서 일하는 아티스트들은 모두 해외 유학파들로, 저마다의 견해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여 실장 역시 박화연과 나예린의 도발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것.
정작 끝이 나니 화연과 예린은 상당히 만족했다. 별 볼일 없는 여자의 실력이 이 정도라면 대체 현도는 나윤서를 어떻게 꾸며주는 걸까.
둘은 윤서보다 한발 앞서 집으로 가는 차에 올랐다. 그때까지도 화연은 수심에 잠겨 예린에게 경고했다.
“내가 뭐랬어, 밖에서 성격 좀 죽이라고 했지. 여기가 집인 줄 알아? 소문 퍼져봤자 너한테 좋을 거 없어.”
“그럼 엄마는 떳떳한 나씨 집안 사모님이면서 성깔 좀 부리면 안돼?
너무 유하니까 다른 사모님들 앞에서 계속 주눅 들지. 분명 동등한 입장인데 엄마가 그 사람들 하인 같잖아.
아까 그 사모님 앞에서도 그렇게 굽어들 필요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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